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우주 May 31. 2024

Where am I?


오늘도 소리를 지르며 깨어났어요. 네, 회사 꿈이었습니다. 며칠째 똑같은 새벽입니다.


조르바 당신은 이런 나에게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한심해할까요? 안타까워 할까요? 냉정한 눈빛일지도 모르죠.

당신에게 무엇도 묻지 않을 생각입니다.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은 귀도 남아있지 않네, 지금의 나에겐.


항우울제와 신겨안정제를 매일 밤 삼킨는 것은, 그러니까 제가 깨지기 쉬운 사람이라는 사실은, 글쎄요. 처음 몇 번은 주변인들에게 인지될 수 있어도 그 관계가 사회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기반이라면 그들에게 저는 주어진 역할을 이행해내야 할 개체일 뿐입니다. 저 또한 내가 어떠하다는 이유로 그들이 내게 어떠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고요.


가끔 나의 우울과 공황을 의심합니다. 사람이 어렵다는 것이 실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외면하려는 핑계는 아닌지, 그들의 존재를 겪고 싶지 않으려는 방패는 아닌지 생각합니다. 외부환경에 취약하다는 것 또한 그저 나 편한 대로만 살고싶은 이기심의 조악한 유의어일 거라는 생각도요.


결국엔 사무실을 뛰쳐나와 송장처럼 숨 쉬던 5년 전 그 때로 자꾸만 돌아갑니다. 눈 깜빡이는 것도 잊은 채 창 옆 그림처럼 앉아있던 나를 요즘 다시 불러냅니다. 


조르바, 나는요.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걸 몰라서 더 가야 되는 건지, 멈춰야 하는 건지, 돌아서야 하는 건지 알지 못해요. 다리에 힘이 들지를 않아요. 가야한다면 그게 걱정이 됩니다. 그만둘 용기도 없어요. 멈추지도 돌아서지도 못하게 말이에요. 


거칠게 깨어난 오늘도 하루가 길어요. 저에겐 너무 큰 하루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패배자의 승리기_『강신주의 장자수업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