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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채 Nov 07. 2024

개정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권을 재독하고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정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개정판 1권을 받고 들뜬 마음으로 책을 완독 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깊은 재미에 한 번 더 읽고 싶어 졌고, 이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다. 신화 속 인물들의 감정은 내가 겪는 현실과 연결되며,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3장 사랑의 두 얼굴'에 나오는 아프로디테와 헤파이토스의 이야기였다.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의 강요로 헤파이토스와 결혼하게 되는 과정은 이질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어린 시절에는 아프로디테의 불륜이 충격적이었지만, 이제는 그녀의 선택이 이해가 간다. 억압된 결혼 생활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The Birth of Venus (1874)_Henri-Pierre Picou (French, 1824 – 1895)



헤파이토스의 외모와 무관심으로 인해 아프로디테는 그와의 결혼에서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사랑의 복잡성과 인간의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다. 아프로디테의 고통과 헤파이토스의 무관심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다.




"상상해 보라. 미스 유니버스가 어쩔 수 없어서 가난하고 못생긴 절름발이 대장장이와 결혼한다. 그런데 대장장이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 미시 유니버스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용감한 미남 청년이 나타나 이 미스 유니버스를 꾀거나 미스 유니버스가 재벌 아들을 하나 꾈 만하지 않는가?"(p126-127)


아프로디테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성별을 떠나 이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걸 알 수 있다. 특히나 그녀는 육체적인 사랑의 여신이고, 아름다움 그 자체를 상징하는 여신이었다. 그런 아프로디테가 외압으로 인해 사랑과 미모를 포기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독자는 지금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라. 처음에는 필자가 점받이를 잡고 따라갔다. 뒤를 돌아다보지 말고 그냥 달리기를 바란다. 필자는 짐받이를 놓은 지 오래다. 독자는 혼자서 이미 먼 길을 달려온 것이다." (p436)


이윤기의 서사는 단순한 신화의 나열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각 인물의 감정을 공감하게 하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신화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은 신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생각할 거리를 준다. 신화 속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5권



책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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