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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May 06. 2024

시클라멘 화분과 나

스스로 일어서기

시클라멘 화분과 나 


임 현 숙   



창가에 놓인 시클라멘 화분 

봄볕 소나기에 목이 말랐는지 

하얀 꽃 이파리 가로누웠네요 

시원하게 물 샤워를 시키니 

흰 꽃나비 날아갈 듯 날개를 펼쳐요 

시들어가며 얼마나 애타게 나를 바라보았을까요 


주인님, 타들어 가는 제 모습이 안 보이시나요 


나도 하늘이 기르는 무명초여요 

한 때 갈망에 몸부림쳐도 응답이 없을 적 

가만히 바라만 보는 줄 알았었지요 

가까스로 물을 찾아 일어서며 깨달았어요 


숨 넘어가는 고비에서도 

나의 주인은 바로 해갈해 주지 않고 

스스로 우물을 찾도록 지혜롭게 하셨어요 


시클라멘과 달리 나는  내 주인의 형상으로 지어졌잖아요. 


-림(20210401)



https://www.youtube.com/watch?v=LaU0j96go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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