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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문 Jul 21. 2024

공포영화의 최고봉 '엑소시스트'에 관한 잡설 (1)




호러 영화는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진화한다. 70년대 <엑소시스트>로 대표되는 심령물로 시작, 80년대에는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시리즈와 같은 괴물과의 격투가 진행된다. 이후 특이한 공포물 <헬레이저>,<링> 등의 악령과의 조우가 대세를 이루다가 최근에는 블룸하우스의 <컨저링>, <겟 아웃> 등의 작품이 화제다.



1970년대



            1973년: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영화로, 악마에 들린 소녀와 그녀를 구하려는 신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974년: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The Texas Chain Saw Massacre): 토비 후퍼 감독의 영화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식인 가족에게 쫓기는 이야기를 다룬다.          


            1976년: 캐리 (Carrie):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영화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초능력을 가진 소녀의 복수극이다.          


            1978년: 할로윈 (Halloween):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로, 마이클 마이어스라는 연쇄 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룬다.          



1980년대



            1980년: 샤이닝 (The Shining):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 가족이 겨울 호텔에 머물며 겪는 공포를 그린다.          


            1980년: 13일의 금요일 (Friday the 13th): 숀 S. 커닝햄 감독의 영화로, 캠프 크리스탈 레이크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다.          


            1984년: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영화로, 꿈속에서 사람들을 죽이는 프레디 크루거를 다룬다.          


            1987년: 헬레이저 (Hellraiser): 클라이브 바커 감독의 영화로, 고통과 쾌락을 탐구하는 이상한 생명체들과의 싸움을 그린다.          



1990년대



            1991년: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조너선 드미 감독의 영화로,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정신과 의사 한니발 렉터의 도움을 받는 FBI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다.          


            1996년: 스크림 (Scream):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영화로, 연쇄 살인마 고스트페이스가 등장하는 현대적인 슬래셔 영화다.          


            1999년: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로, 유령을 볼 수 있는 소년과 그의 심리학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1999년: 블레어 위치 (The Blair Witch Project): 다니엘 마이릭과 에두아르도 산체스 감독의 영화로, 블레어 위치 전설을 다루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공포 영화다.          



2000년대



            2002년: 링 (The Ring): 고어 버빈스키 감독의 영화로, 저주받은 비디오 테이프를 본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공포를 그린다.          


            2004년: 쏘우 (Saw): 제임스 완 감독의 영화로, 생존 게임을 통해 인간의 도덕성을 시험하는 직쏘의 이야기를 다룬다.          


            2007년: 파라노말 액티비티 (Paranormal Activity): 오렌 펠리 감독의 영화로, 집 안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2008년: 렛 더 라이트 원 인 (Let the Right One In):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영화로,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우정을 그린다.          



2010년대



            2010년: 인시디어스 (Insidious): 제임스 완 감독의 영화로, 아스트랄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2013년: 컨저링 (The Conjuring): 제임스 완 감독의 영화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초자연 현상을 조사하는 워렌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4년: 바바둑 (The Babadook): 제니퍼 켄트 감독의 영화로, 어린 아들과 그의 어머니가 겪는 초자연적 공포를 다룬다.          


            2017년: 겟 아웃 (Get Out): 조던 필 감독의 영화로, 인종 문제를 소재로 한 공포 영화다.          



2020년대



            2020년: 인비저블 맨 (The Invisible Man): 리 워넬 감독의 영화로, 보이지 않는 존재로부터의 위협을 다룬다.          


            2020년: 렐릭 (Relic): 나탈리 에리카 제임스 감독의 영화로, 가족의 치매와 초자연적 공포를 결합한 영화다.          


            2021년: 말리그넌트 (Malignant): 제임스 완 감독의 영화로,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와 관련된 무서운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2022년: 스마일 (Smile): 파커 핀 감독의 영화로, 미스터리한 미소를 통해 퍼져나가는 저주를 다룬다.          



사람들은 왜 호러 무비를 좋아할까. 그건 공포가 주는 일종의 쾌감이 있기 때문이다. 2시간을 극장에서 시달리다가 밖으로 나왔을때의 그 뽀송뽀송한 여름. 그 해방감은 느껴본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은밀한 오락이다.


필자는 80년대 극장에서 <버닝>을 보며 비명을 지르면서 옆의 친구를 바라보며 폭소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은 쾌감이었다. 속에 담겨진 답답함을 일시에 풀어내는. 


당시엔 경쟁적으로 공포의 대상을 만들어내던 시대였다.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 <할로윈>의 마이클 마이어스에 이어 <버닝>의 밤비노까지 등장했다. 정원가위를 이용해서 사람들의 목을 베는 빌런이었다. 


그러다가 1984년 <나이트메어>1편을 아무 생각없이 보았다가 극장에서 나와도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빌런을 정리해야 하는데 '프레디'는 악몽속에서 살아가는 악마라서 쉽게 처리가 어려웠다. 


그러다가 대학에 입학한 87년 여름. AFKN을 통해 <엑소시스트>를 보게 되었는데 작은 티비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증은 엄청나게 컸다. 사실 깜짝 깜짝 놀래키는 영화들은 그때 뿐이다. 하지만 <엑소시스트>는 달랐다. 악마는 숨지 않고 대놓고 덤빈다. 근데 스케일이 달랐다. 


윌리엄 피터 블래티의 원작 소설 자체가 어마무시하다. 그는 예수회 기반의 조지타운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그래서 작품속의 신학적 사유가 깊고 엑소시즘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1949년 실제로 있었던 퇴마사건을 기반으로 작품을 썼는데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소녀의 몸에 깃든 악마가 내뱉는 처참한 신성모독의 욕설이었다. 


 1973년 성탄절이 지난 후에 개봉한 이 영화로 미국이 디비졌다. 극장에서 졸도하거나 구토,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일이 발생했다. 심각한 악마예찬이라고 빌리 그레엄 목사는 상영중지 요청을 했다. 하지만 카톨릭에서는 반대입장이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즉위 후 이 영화를 상영했고 좋은 영화라고 칭찬했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찬사를 보냈다. 아카데미상의 다수 후보로 올라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이크 올드필드의 유명한 주제곡도 공포조성에 한 몫을 했다. 


당시 내가 더 깊은 공포감을 가졌던 이유는 그때 기독교 신앙이 한참 뜨거워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종 들려오는 지방방송에서는 영화속 줄거리와 유사한 내용의 이야기가 밑도 끝도 없이 생산되고 있었기 때문. 특히 수련회의 밤은 항상 귀신이야기로 막을 내린다(아니 신앙을 돈독히 하려는 수련회에서 왜?). 


신을 향한 믿음이 클수록 <엑소시스트>의 공포는 수직상승한다. 믿음을 갖기 어려운 현대사회에서 하나님을 붙잡으려는 그 절실함의 빈틈을 노리는 악마의 대사가 관객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십자가와 성수만으로도 완벽하게 제압되는 과거의 드라큘라같은 존재가 아니라 십자가로 장난질을 치고 신부를 들었다 놨다 하는 이 존재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니 지금의 젊은 무신론자에게 이 영화는 어중간한 특수효과로 그닥 무섭지 않은 작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1970년대 초, 과학의 발달로 악마의 존재가 사라질 무렵, <엑소시스트>의 충격은 악마의 존재방식의 실체를 보여주었다. 영화는 먼저 소녀의 괴이한 질병이 현대 의학으로 치유 불가한 것임을 선언한다. 딸이 이상한데 병원에서 손을 놓는다면 어딜 가야 하나. 교회에서도 창고에 넣어둔 해묵은 퇴마의식을 꺼내들어야 할만큼 속수무책인 상황인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스토리가 탄탄하고 촬영과 연출 모두가 완벽하다. 인간의 약한 마음을 파고들어 영화가 실제라고 믿게 만든다. 나도 그랬다. 약 한달을 악몽에 시달렸던 기억이 난다. 더구나 공감능력이 뛰어난 NF아닌가. 그러니 제대로 걸린 셈이다. 영어로 봐서 제대로 스토리는 몰랐는데 십수년 뒤 자막으로 다시 보고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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