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슈퍼문이 뜬다는 저녁,
나는 언덕 카페를 나와
강화도 장화리 일몰을
보기 위해 내달렸다
마치 허리케인을 쫒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길 가 오두막
포도가게를 보고는
참새 방앗간 옆 그냥 못지나가듯
"이 포도 얼마예요"
물었다
미소 머금은 아가씨
"예, 삼만원 이예요"
"저 건 얼만가요"
"네, 그건 씨 없는 새 품종이라
사만원이예요"
싱글벙글
나는 땅바닥에 놓인
고구마들을 보곤
"고구만 얼마예요"
"작은 박슨 만원
큰 박슨 이만원이예요"
싱글벙글
"삼만원짜리 포도,작은 고구마
주세요"
늦어진 시간 만회하러 더
달렸다
어느 언덕
신호등 앞에 섰을 때
태양은 지평선을 붉게 물들인 채
섬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해변가 주차장에는 승용차들이 보였다.
내려갈까 망설이다가
낙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수
없을 것 같아
더 좋은 장소로
찾아 가던 사이에
태양은 사라지고
여운만 남았다
다음에의 기대와
싱글벙글한 미소와
함께
강화도 장화리 일몰 풍경(2023.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