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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민호 Aug 23. 2024

공부 잘하려고 책 읽지는 마라

잘 읽다 보면 공부도 잘한다

오래전에 본 기사이기는 한데, 한때 '공부 머리 독서법'이라는 책이 꽤 많은 사람들에 관심을 받았다. 아마도 내 아이가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부모님이 많다는 반증이라 생각한다. 공부 머리 독서법을 쓴 저자가 신문 인터뷰를 하면서 이야기한 일부인데, 저자는 "학원 보낼 시간에 재밌는 소설 읽게 하세요"란 말을 한다.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님들이 마음속으로 공감은 해도, 선뜻 내 자녀에게 적용하기엔 큰 용기가 필요한 말이다. 그런데 오늘 내가 쓰는 글의 제목은 대한민국의 한부모님이 보기에 조금 더 도발적인 제목이다. 공부 잘하려고 책을 읽지 말라니......


나도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공부 머리 독서법의 저자와 비슷한 말을 했던 적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책을 열심히 읽으면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점은 만 퍼센트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공부를 잘하려는 목적으로 책을 읽다 보면, 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두고 그 무리수는 독서의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어렸을 때는 곧잘 책을 읽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과 멀어집니다. 아이들이 연령대 별로 재미와 상상 감성적 창의력, 그리고 논리적인 비판적 사고의 순으로 책을 읽게 해 주세요."


많은 부모님들이 단기간의 독서가 학습의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는 집착이 있다 보니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기준이 시험 성적이 된다.


아마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학습 만화 시장이 비대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이야기책을 읽는 것은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책을 읽기보다는 나중에 중학생이 되면 시험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지식책을 읽는 것이 훨씬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한 나머지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거기다 미래는 어떻게 바뀌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한글을 배우기 전, 좋은 그림책을 보며 책에 몰입하는 경험을 쌓고, 창작 동화 속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의 삶과 행동에 대해 공감하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넘쳐나는 시기에 역사와 경제, 인문학 책을 읽는 아이는 공부를 잘할 확률이 높다. 공부를 못해도 큰 문제는 아니다. 이미 아이는 세상을 살아갈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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