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장에 악마들이 산다
왕따 당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는 거아니야? 혼자 너무 튀었겠지. 그래 맞다. 난 이 직장의 유일한 한국인이다. 60퍼센트는 네팔인, 30퍼센트는 호주인, 나머지 10퍼센트는 다른 아시안. 거기다가 머리 수가 좀 되는 중국인들 와중에 딱 한명의 한국인. 그게 나다. 여기까지는 좋다. 우선 수가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그래서 따돌림당할짓을 해서 당하냐고? 설사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더라도 성인으로서 직장내 도리가 있으니 당연히 괴롭힘은 용인될 수 없으나 이 직장은 예외인가보다. 거의 20개가 넘는 직장 내 규범 강의를 듣고서도 직장 분위기가 흉흉하다. 전체적으로 날카롭고 매서운 분위기. 그 여론은 네팔인들이 주도한다. 거기다가 mean girl이 추구미인 호주인들까지 한 몫 거든다. 이 지옥에서 나만의 길을 가는 한 한국인 유학생 이야기. 일단 무슨일이 생기든 끝까지 간다. 나는 나의 커리어와 경력 생활비가 필요하고 아직 졸업까지는 불행하게도 한참 멀었다.
저기 히말라야가 위치한 멀고도 가까운 나라 네팔. 한국인들만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을 나와 한국인들만 다닐 수 있는 직장을 다니던 나는 지금 남태평양 한가운데 섬나라에서 유학중이다. 거두절미하고 지금은 대학 졸업 전까지 생활비를 벌면서 검소한 생활을 하는 평범함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나름 한국에서 직장생활 삼년차, 민원인 상대하는 방법도 알고 직장 내 규칙이나 사내 규범도 익숙해서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겠거니 했었다. 사람이니까 사람끼리 대화로 해결하면 못할 것이 없거니 정 선 넘으면 사내규범으로 상대하면 되겠거니 했는데 이건 정말 크나큰 오산이었다. 사람의 탈을 쓴 짐승. 같은 언어로 대화하지만 나의 말을 아예 들을 생각이 없다. 이미 말을 시킨 순간 싸움태세 준비 완료이다. 그렇다. 그들은 대화할 마음이 아예 없다. 남의 불행에 기뻐하고 남을 깔아뭉개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한국의 회사에서도 가끔 진상을 만난 적 있었지만 대화 몇 마디 나누고 바로 느낌이 왔었다. 이 사람들 사람이 아니다. 인간의 탈을 쓴 금수들이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었다. 직장이니까 그냥 예의 바르게 하고 서로 도와 가며 하면 되겠거니 했었다. 근데 내가 처음에 일을 잘 모른다고 계속 본인 일을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나도 일하는 중이야. 하고 말았다. 근데 본인이 할 수 있는 일도 나를 시키는 것이다. 정말 쉬운 일도. 그래서 네가 해. 이러니까 사람들앞에서 그런 게 되게 부끄러웠는지 쫓아다니며 내 일을 지적하는 것이다. 너가 손님 뜨거운 물 줘서 다치게 했으니 매니저한테 이르겠다. 처음에는 ? 손님이 뜨거운 물 달라던데? 이래서 너무 뜨거워서 차가운 물도 드린다고 했는데 거부했다. 암튼 이르겠다 이래서 화는 났지만 곰곰히 생각하고 저걸 잘 설명하면 매니저도 이해해주시고 한번 더 기회를 주실거 같아 알았어. 내가 직접 매니저한테 내가 한 일 설명할게. 이러니까 됐다는 거다. 나중에 그 손님을 다시 봐서 내가 아까 뜨거운 물 줘서 디었다며? 미안하다 이러니까 아니?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하셔서 그때서야 걔가 거짓말 한 걸 알았다. 아니 속이 그렇게 좁아서야. 지금 다시 쓰니 정말 유치하고 뭐하는 짓인가 싶더라. 근데 그 당시에는 좀 화가 나서 감정적으로 걔한테 대화로풀어보려고 먼저 말을 걸었다. 너 아까 왜 나 망신 주려고 일부러 사람들앞에서 내가 뜨거운 물 줘서 걔가 다쳤다고 했어? 이러니까 또 그러니까 난 사실을 말한거(거짓말이었음)고 네가 망신 당했다고 생각하면 그건 네 문제인거다. 라는 거다.
사실 내가 처음에 들었을때는 물음표인줄 알고 그 때 상황을 설명했는데 (손님이 원함, 찬물은 거부함) 근데 그런 부탁은 들어주면 안되고 알아서 차가운 물로 해야 하고 너가 못했으니 이르겠다. 이래서 이제서야 아 궁금해서 그런 게 아니구나 그냥 나 사람들앞에서 꼽주고 싶어서 그렇구나 싶어서 대화로 풀어보려 한것이다.
그래서 대화를 하고 나서 풀어진 줄 알고 미안. 내가 잘못해석 했나보다 하니까 암튼 네가 잘못했으니 이르겠다로 해서 아 이 사람은 대화로 안되는 구나. 싶었다. 근데 그 이후로 끊임없이 나를 부르고 너무 힘들게 해서 다른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아~하기 싫네~ 이래서 당황했다. 일하러 왔는데 하기 싫다니. 그렇게 따지면 나도 하기 싫지… 그래서 아 나를 여기서 도와줄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했다.
근데 그 호주 직원도 참 웃겼는데 네가 해. 했을 때 와 너 진짜 멋있다. 나도 걔 짜증났었는데 ㅋㅋ 이래서 그래나도 용기냈어 ㅎㅎ 이렇게 대답했었는데 그 이후에 걔가 나 신고 한다는 거 듣고 애들끼리 나보면서 킥킥 대는 거 보고 아 아까 나 놀리려고 일부러 저렇게 이야기 했구나 알게되었다. 같은 동양인들끼리 싸운다 ㅋㅋㅋ 이렇게 자기네끼리 히히덕거리고 물고뜯고 맛보고 즐긴 것이다. 뭐 웃으면 어쩔 거야. 어쩔 건가 싶어서 왠지 여기저기 뭔가 기분나쁘게 당한 거 같아서( 이렇게 찜찜하게 돌이켜보면 나쁜 뜻 이러면 더 억울함) 그 당시에는 왠지 울고 싶었다. 근데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어른이 이런 상황에서 울면 웃길 거 같아서 그냥 참았다. 뭔가 그 당시에 내가 그 상대가 되어 내가 울어버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우스운 꼴 같았다. 정적인 분위기에 혼자 우는 어른이라니. 그것도 직장에서 왕따 당한 걸로. 너무 쪽팔려서 그냥 막 일에 집중하고 돌아다녔더니 끝날시간이 다 되었다.
그 미친년은 끝날때까지 나한테 내가 뭐가 기록하고 있으니 넌 그거 적을 필요없다 지랄지랄해서 보다 못해 그 히히덕 거리던 한명이 저건 적어야 돼. 라고 한마디했다. 걔도 나 별로 안좋아하는데 오죽했으면. … 이렇게 다시 적으니 진짜 초등학생도 안할 짓으로 기분 상한거 같아 좀 웃긴 거 같다. 근데 좀 걱정되긴 한다. 그 직원 약간 폭탄이라 다른애들도 다 피하는 것 같던데 (그래서 같은 동양인인 나한테 떠넘긴거 같음) 앞으로도 그 여자랑 같음 시프트 할까봐.. 사실 제일 걱정인 것은 거의 모든 네팔 여자들 성격이 이렇다. 싸움닭이고 혼자 시비 걸고 다니고 화가 많고. 특히 자기들보다 잘사는 같은 동양인들에게 엄청 시비털고 다닌다. 내 생각에는 무시가 답인거 같다. 괜히 대화한답시고 거들어 주면 먹이라도 준 것처럼 미친 년처럼 분개한다. 그냥 무시해야되나보다. 말이 안통하는데 미친 여자처럼 혼자 옆에서 궁얼꿍얼 영어도 못하면서 혼자 귀신들린 사람처럼 중얼 거린다. 사실 얼굴부터가 좀 정신이 온전치 못해보인다. 악영향 받기전에 그만두거나 새로운 짇장을 찾거나.
외국에 환상 같지 말자.. 오늘도 전 직장이 그리워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