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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강태영 Mar 02. 2020

끝나버린 연애의 대한 단상

그 뒤에 남겨진 고찰

연애 잘하고 계신가요?

그 후에 일들에 대해 어떤 마음인지도요.

연애를 시작할 때 상대방이 바라봐주는 모습에서 서서히 좋아지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서로가 첫눈에 반하는 인연도 있습니다.

물론 후자의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부끄럽지만 그래서 저는 전자의 선택을 주로 택한 거 같습니다. 그게 좀 더 편하고 안전하고 나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선택지가 되곤 합니다.

사실 이런 이야길 하게 된 계기는 긴 연애가 얼마 전에 끝이 낫습니다.

결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회의적인 저를 바꿔준 사람이었고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돌아보게 만들어 줬으며 늘 저에 대한 배려로 혼자 애써 감정을 갈무리하던 아주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나중에 보자는 말과 함께 긴 연애가 끝이 나고 며칠은 상황을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어요. 늘 공기 같이 옆에서 나의 일상을 나누던 누군가가 사라진다는 상황 자체를 말이죠.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큼 힘든 상황이 벌어지니 혼자서 수습을 할 수가 없어 상담을 받으러 다니고 타로점을 보러 다니고 그렇게 가기 싫어하던 교회도 나가보게 됐습니다.

너덜거리는 멘탈을 주워 담으면서 하루를 버티고 또 하루를 버티고 나중에 보자는 말 한마디에 미련을 가졌다가도 돌아서면 내가 너무 힘드니 그냥 없던 일로 하자고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다 보니 지금 시간까지 왔습니다.

부정-분노-우울-타협-수용이라는 5단계에서 우울과 분노의 과정을 어떻게 수용하고 갈무리 하느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네요.

상실감, 이대로 가라앉아 익사해 버릴 거 같은 내 마음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뒤늦은 후회는 덤으로 따라오기 마련이죠.

후회의 마음을 헤엄치며 내가 이랬다면, 혹은 저랬다면 하는 생각들이 늘어나고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이런 생각들이 이전의 만남에 대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반성하는 과정이라고도 하는데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라고 물으면 그때의 나를 지나 현재의 내가 있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말처럼 그때의 나 자신만 돌아본다고 본질이 얼마나 크게 바뀔까?를 생각해보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좀 더 과거로, 그보다 좀 더 과거로 돌아가 나는 어떻게 사람을 만나왔고 어떤 마음으로 만나왔고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 나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어떻게 대했는지를 고민해보는게 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더 먼 과거의 어리석었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들었구나 하는 마음이 좀 더 본질적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중에는 어렵게 헤어짐을 말하며 그 이후 우리의 관계에 대해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채 떠나간 상대방이 있었을 테고 그런 애타는 마음은 무시한채로 막연하게 ‘좀 더 나은 내가 되어야지.’ 라며 미래를 기약하는 나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렇게 서로 뒤돌아 서며 “안녕.”을 말하는 게 우리를 위해 맞다는 말도 부정하고 싶진 않아요. 어쩌면 정말 지저분해진 관계는 그게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아름다운 이별은 없다면서 그렇게 돌아서는게 남는 건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미래의 모습은 아무도 모르니까요.

이별 앞에서 어렵게 다른 방향의 이야기를 꺼낸 사람도 그걸 듣고 수용하는 사람도 둘 다 너무 괴롭겠지만 이야기를 꺼낸 사람이 좀 더 힘들겠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하게 돼요.

서로 상호작용하는 관계가 좋을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 상대방이 내뱉는 말의 의미를 좀 더 생각하는 혹시 이해가 안 되면 조심스럽게 물어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관계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어차피 나 혼자 살아가도 상관없는게 삶인 것을요.

이런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 땅을 치고 눈물을 쏟아도 현실은 바뀔 순 없지만 과거에서 지금은 이어져 있다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있을 때 잘하자.”가 아니라 “있을 때 어떻게 잘할까?”가 좀 더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깊은 우울과 슬픔에 잠식되어 있는 고된 날들이 너무 길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그러고보니 제일 중요한게 빠졌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하는것, 상대방을 이뻐하는 모습이 어색하다는 이기적인 생각 말이죠.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어련히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이 제일 위험하다는 사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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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영 소속 직업 셰프

살아가며 쓰고 느끼는 강태영의 브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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