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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zel Sep 20. 2023

유학파 대리의 조직생활 적응기 #1

상사를 대하는 자세와 신속하고 정확한 일처리 위한 고군분투

© matthewhenry, 출처 Unsplash


나는 회사에서 신제품 PM (Product Management)과 데이터 분석 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다. 시장 조사에 따른 전략 수립과 데이터 분석이 내 강점이다.


팀 특성상 단시간에 빠른 속도로 끝내야 하는 업무가 매우 많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한 가지가 아니라 매우 다양하게 많기 때문에 일이 한꺼번에 몰리는 경우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 않고 일을 던지는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많은 양의 일관적이지 않은 업무를 나에게 배분하면서 정확성까지 바라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사는 부하직원의 입장을 보통 이해하지는 않는다. 만약에 당신의 상사가 당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면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나는 처음에 바라는 것이 너무 많은 상사에게 '내가 주구장창 하던 일도 아니고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라는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1년쯤 지나니 업무도 손에 익고 나름의 여유가 생겨서 실무자 입장에서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들을 고민했다. 실수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줄일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방법들을 고안해서 틈틈이 시험해보고 결과에 금방 반영되는 질 좋은 습관들을 선별해서 점진적으로 체화했다.


좀 더 완벽한 결과물을 내기 위해 아래 사항을 실천한지 5개월이 지났다.


넘치는 업무의 꼼꼼한 파악과 데이터 무결성을 위한 나의 새로운 좋은습관


요약하자면 문제 해결 / 업무 마무리 그 자체에만 집중하지 않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중간 과정에서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따로 노트해두어야 전반적인 업무를 잘 챙길 수 있다.


일방향 소통의 한국 조직문화

한국 회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일방향 소통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하며 부하직원을 이해해 주려는 상사는 거의 보지 못했고, 상사가 이해받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렵다. 나의 경우 차라리 말이라도 배려 있게 해주면 이해하고 넘어갈 텐데 배려 있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 귀하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상사를 무작정 비난하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는 상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나를 치켜 세우고 싶지는 않았다. 욕하는 것도 잠깐이지 긴 시간동안 한 사람을 미워하며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반면교사하고 내가 위에 올라가면 후배에게 잘해주면 된다.


내가 겪은 상사들은 배려있게 말을 하지 못했을 뿐,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가 배워야 할 점들이 있고 개선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뿐이다.


감정적인 상사의 피드백을 대하는 자세

나는 내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수직적 소통구조를 가진 한국사회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이라는 것을 완벽히 인정했다. 그리고 내 마인드셋과 태도를 매일 조금씩 바꾸어서 타인을 보는 시선 자체를 바꾸었다. 감정적인 상사가 하는 부정적 피드백이 있을 때, 내 역량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상사가 내뱉는 감정을 곱씹지 않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성적으로 듣고 해결하려고 했다. 알면서도 실천하기 참 어려운 부분이다.


나도 인간인지라 내 마음을 완벽하게 훈련시키는데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서 어떤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도 기분 나쁘지 않다. 오히려 그 문제에 대해 곰곰이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것을 바꾸었을 때 최대의 효과가 날지에 대한 생각이다.  


새로운 유형의 상사와 맞추는 과정에서 배운점

이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의 몰랐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볼 수도 있었다. 나는 타인에 대한 인정욕구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타입인줄 알았지만 칭찬을 많이 받아서 몰랐던 거지 인정욕구가 꽤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칭찬을 많이 받는 것에 익숙해 있어서 칭찬으로 동기부여가 되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분명하게 나를 동기부여할 수 있는 것은 비판이 아닌 칭찬이다. 내가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부정적인 이야기 또한 최대한 지양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지금의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인정욕구 / 에노모토 히로아키 / 발매일 2023.07.10.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올해도 매일 발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내 고민을 정리하기 위해 인정욕구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내 마음을 살피는데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피드백이 초반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상사를 대하는 내 태도도 적대적이지 않고 협조적이게 되자 상사의 태도도 호의적으로 변했다. 이렇게 내가 상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 보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나의 작은 노력이 행복한 상사와 발전하는 나 자신을 가져다 준다면 이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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