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내용
1단계 내용증명 발송
2단계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3단계 전세보증금반환소송
4단계 신용조사
5단계 강제집행
전세 기간 만료돼서 집주인 보고 보증금 돌려 달라고 했는데, 집주인이 당장 돈 없으니까 새로 세입자 구하면 주겠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처음에는 어떻게든 좋게 해결하려고 보증금 받는 시기도 좀 늦춰주고, 집 보러 오는 사람 있으면 빨리 집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도 해 줍니다.
그런데도 집주인은 보증금 액수를 내리는 등의 노력도 하지 않고 오히려 내 전화나 문자에 답도 안 하고 피하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화도 나면서 이러다가 돈 못 받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집주인이 이런저런 이유로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제가 집주인을 압박해서 보증금 돌려받는 5가지 단계를 알려드릴 테니까 말씀드린 이 방법대로 하신다면 아마 결국 돈 돌려받게 되실 겁니다.
상황에 따라 생략 가능한 내용증명 보내기
먼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주지 않을 때 돌려받는 첫 번째 단계는 내용증명 발송입니다.
내용증명이 뭐냐면요. 내가 이런저런 내용을 상대방에게 보냈다는 걸 객관적으로 증명해 놓는 건데요.
보통 임대차계약 갱신거절이나 해지통지를 할 때 씁니다. 이렇게 내용증명을 보내 놓으면 나중에 소송 가서도 내가 이런 내용을 상대방한테 보냈다는 걸 바로 인정받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가끔 소송하기 전에 무조건 내용증명을 보내야 하는 걸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내용증명 자체가 소송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절차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사실 갱신거절이나 계약해지통지 같은 걸 전화녹음이나 문자, 카톡으로도 남길 수 있어요.
다만 내용증명을 보내게 되면 아무래도 상대방이 문자 카톡보다는 더 압박을 받게 됩니다.
특히 만약에 법무법인에 내용증명 의뢰해서 변호사 명의로 이걸 발송하게 되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내가 보증금 안 주면 소송 들어오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집주인이 좀 더 압박을 받게 되니까 보증금을 주려고 더 노력하게 됩니다.
실제로 손해를 하나도 안 보려고 하는 집주인이 법무법인 명의로 된 내용증명받고 며칠 있다가 보증금 돌려줘서 그대로 사건 끝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대신 이거는 집주인이 그나마 연락도 되고 돈을 줄 여력이 있을 때 이야기고, 갭투자 한 거라 실제로 집 안 나가면 보증금 못 줄 상황이면 내용증명이 큰 의미가 없어요.
이때는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셔도 됩니다.
전세기간이 종료되었다면 임차권등기명령으로
두 번째 단계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인데요.
임대차 기간은 다 끝나가는데 집주인은 내용증명 보내도 아무런 답도 없고 그러면 다른 압박수단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는데요.
이때 소송 전 단계로 할 수 있는 게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이게 뭐냐면 전세기간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줄 경우 내 임차권을 공식적으로 등기부등본에 올리는 거예요.
원래 임차권이라는 거는 채권이라서 별도로 등기부에 적히고 그러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이렇게 임차권등기명령이라는 걸 하게 되면 그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뗐을 때 내가 언제 임차했고 보증금은 얼만지가 등기부에 기록이 됩니다.
가끔 등기부에 이런 임차권등기가 돼 있으면 새로운 세입자 들어오기가 더 어려워져서 차라리 안 하는 게 낫지 않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물론 등기부에 이게 돼 있으면 등기명령 지워지기 전까지는 새로운 세입자가 잘 안 들어옵니다.
그런데 여러 사건들을 처리해 본 경험상 임차권등기 때문에 새 세입자 못 구해서 보증금 못 받는 확률보다는 임차권등기명령으로 상대방 압박해서 돈 받아내는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실제로 보증금 돌려줄 의지가 있는 임대인이라면 기존 임차권등기 지워주는 조건으로 해서 얼마든지 전세계약이나 매매계약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임차권등기명령 있으면 새 세입자 못 구할까 봐 이걸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절차도 반드시 필수는 아니에요.
만약에 다른 데로 이사 가야 되는데 보증금 못 돌려받았다 그러면 그때는 무조건 해야 되지만, 그게 아니고 돈 받기 전까지는 계속 그 집에 살면서 전입신고도 안 옮길 거다 그러면 반드시 이걸 해야 되는 건 아닙니다.
그냥 계속 살고 계시면 그거 자체로 대항력이랑 우선순위가 유지되니까 안 해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임차권등기명령으로 상대방을 더 압박하고 중간에라도 집 빼는 상황을 미리 대비해야겠다 그러면 이걸 해 두는 게 필요하죠.
소송은 마지막 카드, 판결로 압박하기
자, 이렇게 내용증명도 보내고 임차권등기도 했는데도 집주인이 꿈쩍도 안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세 번째 단계인 전세보증금반환소송을 해야 됩니다.
임차권 상태에서는 내가 집주인의 다른 재산을 조사할 수도 없고, 강제로 경매를 넣을 수도 없어요.
판결받기 전까지는 내가 살고 있는 전셋집조차도 경매를 못 넣습니다. 이걸 하려면 판결을 받아야 돼요.
이걸 집행권원이라고 하는데 전세보증금반환소송을 해서 판결을 받게 되면 그걸 토대로 임대인 재산도 조사하고 재산에 경매도 넣을 수 있습니다.
보증금반환소송까지 한 상황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손해를 보는 건 임대인이에요.
물론 우리도 전세대출 이자를 계속 내야 된다든지 아니면 이사도 못 가고 기존 집에 계속 살아야 된다든지 하는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만약에 보증금반환소송이 끝날 때까지 집주인이 돈을 주지 않는다면 그 뒤에는 소송비용까지도 다 임대인이 물어야 되고,
임차권등기하고 집 비워 준 상태에서 소송이 진행됐다면 법정 지연이자 연 12%까지도 보증금과 별개로 임대인이 물어야 되기 때문에 집주인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됩니다.
이렇게 소송해서 판결까지 받았는데도 보증금을 주지 않는다, 이런 분들도 상당히 많거든요.
임대인의 재산 정보를 확보하려면
그럼 네 번째 단계인 판결문을 토대로 임대인에 대한 신용조사를 하는 겁니다.
보통은 법원을 통해서 재산명시신청이라는 걸 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게다가 우리가 보낸 재산명시신청 서류를 집주인이 안 받아 버리면 절차 진행도 안 돼서 집주인이 연락두절인 경우에는 이게 소용이 없어요.
그래서 그때는 신용평가업체에 신용조사를 의뢰합니다. 신용평가업체는 우리 판결문을 토대로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임대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저렴한 곳은 대략 11만 원 정도면 가능하고 보통 2~3주면 결과가 나와요.
이렇게 해서 신용평가보고서를 받아 보면 거기에 집주인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리스트랑 주거래은행, 신용카드, 사업장 이름이랑 주소 같은 게 나옵니다. 그리고 집주인 신용점수랑 연체정보도 알 수가 있어요.
강제집행으로 임대인 재산 압류, 전셋집 경매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이제, 전세보증금 돌려받는 마지막 단계로 강제집행을 하는 겁니다. 보통 부동산경매랑 통장 같은 채권에 압류추심명령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앞에서 말씀드린 신용조사를 해봤더니 임대인이 다른 부동산을 가지고 있더라, 그리고 신용점수가 높은데 연체도 없고 예금이 몇 군데 있더라,
그러면 전셋집에 경매 넣기 전에 먼저 이런 예금에 압류 추심을 하거나 다른 부동산에 경매를 넣는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
물론 내가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부동산 시세가 내 보증금보다 훨씬 높다 그러면 굳이 다른 거 경매 넣을 필요 없이 바로 전셋집에 경매 넣어도 됩니다.
그런데 현실은 전셋집 경매를 해도 보증금 회수가 안 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때는 먼저 이렇게 임대인의 다른 재산에 강제집행을 진행한 다음에 그러고도 못 받는 돈이 있으면 그때 전셋집에 경매를 넣어야 됩니다. 이 경우 내가 셀프낙찰을 받아야 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왜 이런 순서로 해야 되냐면 셀프낙찰받고 나서는 내가 그 집의 임차인이자 임대인이 돼 버려서 다 못 받은 보증금이 있더라도 더 이상 기존 임대인한테 돈 달라고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전셋집 경매는 셀프낙찰을 각오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겁니다.
오늘은 집주인이 보증금 돌려주지 않을 때 전세보증금 돌려받기 위한 5단계 절차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처음부터 임대인 협조가 돼서 보증금을 돌려받으면 너무나도 다행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오늘 말씀드린 이 순서 참고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절차 진행하시면 보증금 회수하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