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영어에 치일 때 필요한 피난처
20대 후반에 해외살이 처음 가서 이 정도 영어를 하면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악센트 강한 영국사람의 말을 들으면 순간적으로 반응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한 번은 이름을 물어봤는데 “…”라고 했다.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의 이름은 Vicky였고, 아일랜드와 남부 악센트라는 걸 알아냈다.
오늘도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끔씩 영국인들끼리 강한 악센트를 멀리서도 알아듣는 거 보면 너무 멀어서 내가 못 들은 거라는 나의 자체적 위안을 무색하게 하기도 한다.
산 넘어 산.
넘어야 할 산이 있는 게 좋긴 하지만, 산을 올라가는 종종 한국방송 보고, 한국책 한번 읽어주고, 한국어로 일기 한번 써주면 체증이 좀 풀리는 건 사실이다.
아무래도 모국어, 엄마나라의 언어이기에 엄마처럼 편안한 안정감을 주는 언어가 주는 해소감이 필요한 것 같다.
‘모국어’ 단어 하나 참 잘 지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