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024.2.8
먼 타지에서 살면서 누군가의 부고를 들은 게 벌써 세 번째. 한 번은 대학 친구의 아버지, 큰 외삼촌, 오늘은 큰 고모다.
가족, 친지들은 온양의 장례식장에 가있고 나는 장례식장에 참석하지 못한 게 벌써 여러 번이다.
작년 12월 할아버지 제사 때 천안에서의 만남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거의 오 년 넘게 만에 만난 큰 고모는 여전하셨고, 정정하셨는데 (65세에 별세하신 거니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신 거다).... 너무나도 오랜만이라며 두 손 꼭 어루만져주신 고모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타지에서 듣는 부고는 너무나도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만 같다.
누군가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하고 제대로 추모한 것이 너무 오랜 전 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물리적 거리 때문인지, 부고 소식을 들을 때면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여질 뿐이다.
가끔은 해외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것들을 내팽개치고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 든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속하지 않은 이방인. 주체적으로 가족들에게 멀어진 인간.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함께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덕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이곳에서 누군가를 추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그 사람을 위한 기도와 자그마한 글 끄적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