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정할 수밖에 없는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나일수 없어, 나를 나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하여.
지금의 나는 내가 만들어 온 발자취의 흔적일 텐데
그 모든 걸 인정하지 못하고 부정해야 하는 그 마음에 대하여.
"정말 시인 백석 선생님이 아니십니까?"
"아니오, 아니오. 나는 그런 사람이 못 됩니다."
p.198
그 아픔에 대해 얼마나 이해할 수 있겠냐만은
책을 읽는 내내 먹먹한 마음에 종이 위에 쓰인 '백석'이란 이름을 한참 바라봤다.
그가 남긴 시들을 생각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가려진 시간을 살아간 시인 백석을 생각했다.
그리고 어딘가에 남겨졌을 백석의 알려지지 않은 시를 생각했다.
아쉽고 안타깝고, 괜스레 그립다.
제법 차가워진 바람결에 짧은 가을이 지나간다.
시인의 삶을 생각하며 시를 읽기 좋은 계절이다.
이 계절이 다 가기전에 시인 백석을 생각하며
그가 남긴 시를 읽어야겠다.
오늘 <타인의 책장 속 책>
이미지 출처 : 본인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