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감동을 한 단계 더 높여주는 역할을 가장 톡톡히 하는 부수적인 요소로 '영화음악'을 꼽을 수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특정 장면의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 심금을 울리는 대사도 필수지만 화면 전체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이 뒷받침을 해줄 때 그것은 비로소 가능해지지 않을까.
영화음악이라는 장르를 놓고 봤을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악기는 단연 클래식 편성이다. 부드러운 현악기, 포인트가 명확한 금관악기, 영화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잔잔하게 있는 듯 없는 듯 감동의 조력자로서 활동한다.
이 책의 부제는 '영화 속 클래식 이야기'다. <아마데우스> 영화를 통해 해당 장르에 푹 빠진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작품을 보는 소소한 시선이 매력적이다. 결코 적지 않은 작품 수와 그보다 더 많이 언급되는 클래식 곡들은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짧게라도 그 음악을 찾아 듣게 된다면 어느새 영화의 감동이 싹을 틔운다. 늘 하게 되는 생각인데 QR코드로 해당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저작권으로 풀어야 할 부분은 관계자들에게 맡기는 바이다.
영화음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과연 무엇일까.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는 클래식 곡들이 갖고 있는 힘은 어떤 것일까. 분명 어디에서 들어봤는데 작곡가가 누군지 곡 제목은 모르는 경우가 사실 다반사다. 하지만 그 특정 멜로디 구간만큼은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광고에서도 들었고, 물론 영화 속에서도 들었고, 생활하면서 클래식은 우리 곁에 제법 밀착된 장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무수히 많은 작곡가와 곡 제목 - 특히 클래식 특성상 달랑 제목만 있는 게 아니라 숫자들로 조합된 형태 - 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화를 보면 절로 그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게 하는 '예술이 가진 힘'을 늘 체험하고 있다. 익숙하지만 결코 쉽지 않고, 어렵지만 또 금방 친숙해지는 힘. 한 줄의 문장이 갖고 있는 힘만큼, 단 몇 초의 연주만으로도 감상에 빠지게 하는 음악의 힘이다.
관람하는 영화 어느 곳에 어떤 곡이 숨어 있는지...
이 책을 돋보기 삼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