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by 최온

사무실로 젊은 여자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소장님 우리 집이 매매가 되었나요?

얼굴은 새파랗게 질린 상태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내가 집을 사 준 307동 202호 애기 엄마였다.

우선 의자에 앉히고 물 한잔을 건네줬다.

차근히 얘기해 봐요.

애기 엄마는 한 달 친정에 갔다 왔는데 집에 가니 비번이 바뀌었고 다른 사람이 살고 있더라고 했다.

그 사람이 자기가 이 집을 샀다고

앞사람은 이사 갔다는 말을 했단다.

그 집은 공식적으로 매물이 나온 적이 없었는데 등기부등본을 떼서 확인해 보니 정말 매매가 되어 명의자가 바뀌어 있었다.

남편이 아내를 친정에 보내고 그 사이에 몰래 집을 팔고 이사를 간 것이다.

남편은 연락 안 되나요?

네. 없는 번호로 나와요.

그럼 그동안 연락도 안 하고 지냈나요?

네, 싸우고 나서 얼마 전부터는 서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어요.

아마도 남편은 나도 모르게 집을 급매로 팔았을 것이다.

애기 엄마만큼 나도 당황스럽고 황당했다.

부동산 사무실을 하면서 여러 일을 겪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뭐라고 얘기를 해 줘야 할지 막막했다.

비틀거리며 사무실을 나가는 애기 엄마의 뒷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신혼부부로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러 사무실로 들어올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을까?

우리는 먼 미래는 물론 가까운 미래도 알 수 없다.

그래도 그렇게 살아간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