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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브티 Mar 22. 2024

그대에게는 있나요?

영화10-달팽이 식당

    이사 가서 잠시 살던 동네에 ‘달팽이 식당’이라는 조그만 음식점이 있다. 동네를 산책하다가 발견한 음식점인데, ‘달팽이 식당’이라는 일본 영화와 책을 재미있게 접한 후라 궁금증이 생겨 들여다보았다.  되지않는 테이블로  정해진 메뉴없이 그날의 재료로 요리해주는  오마카세  식당이다

 일본 영화를 가끔 보면 클라이맥스라고 할 구성은 없지만 보고나면 여러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들이 많다. 특별히 음식을 통해 위로받고 소원했던 가족과 화합한다. 소설과 영화로도 나온 ‘달팽이 식당’도 마찬가지이다.

  


여주인공 ‘린코’는 인도 연인과 카레 가게를 개업할 꿈에 부풀었지만 어느 날  남자는 모든 짐을 가지고 사라져 버린다. 남은 것은 할머니가 담은 겨된장과 조금의 돈, 그리고 충격으로 얻은 실어증! 린코는 어쩔 수 없이 10년 만에 엄마에게 돌아간다. 술집을 운영하는  엄마의 모든 행동이 린코는 천박하고 못마땅하다. 린코는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구마 아저씨와 집 옆  창고자리에 식탁이 하나 있는 아담한 식당을 만든다.

식당 이름은 ‘달팽이 식당‘.

그리고  첫 손님으로 구마 아저씨를 초대한다. 메뉴는 석류를  넣은 카레. 카레를 흡족히 먹고 돌아간 다음 날 ’ 기적이 생겼다 ‘ 고 아저씨는 기뻐한다. 집을 나간 아저씨의  부인이 돌아온 것이다. 뒤이어 남편을 잃고 절대 상복을 벗지 않던 부인이 상복을 벗어던지고, 남녀 학생의 짝사랑이 이루어진다.


 엄마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할 때 엄마에게 암이 발견이 된다.  첫사랑과 재회하며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같이 보내기로 하고,  엄마는 아끼는 돼지 '엘메스'로 결혼식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린코에게 부탁한다. 결혼식이 끝나고 엄마가 세상을 뜨자 린코는  의욕을 잃고 식당도 문을 닫았다. 어느 날  창문에 부딪혀 죽은 하얀 비둘기를 보자 엄마처럼 느껴진 린코는 비둘기 요리를 정성껏 만든다. 그리고 한 숟갈을 입에 넣는 순간 ‘맛있다’!라는 외마디로 말문이 트인다.


 정성과 순수함이 담긴 음식으로 손님의 마음을 위로하고, 엄마와의 화해로 끝나는 ‘달팽이 식당’의 줄거리이다.     


  세상은 바쁘게 돌아간다. 페스트 푸드가 간편식으로 공장에서 찍듯이 쏟아져 나온다.

한 손은 휴대폰, 한 손에는 햄버거나 커피를 들고 단 10 여분 만에 해치운다.

살기 위해 먹는 한 방편으로 보인다.

그러나 달팽이 식당에서는 오직 먹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한 그릇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자세이다.  음식을 먹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엄숙하게 한 수저 한 수저씩 그릇을 비운다. 마지막 수저를 내려놓을 때 무한한 만족감과 행복한 표정이 그들의 얼굴에 번진다.


  소설에는 이런 말이 있다.

‘요리는 자기 이외의 누군가가 마음을 담아주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영양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어머니들도 자식의 입에 음식이 들어가는 기쁨을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 추운 겨울날 학교에서 돌아오면 칼칼하고 빨간 소고기뭇국으로 속을 따뜻하게 덥히고, 배가 아프다면 고소한 흰죽으로, 여름에는 콩죽으로, 가을은  보양식 추어탕으로,

제 철에 나는 재료와 계절에 맞는 음식으로 공을 들였다. 모두 지금 우리의 심신을 건강하게 있게 한 음식들이다.


영화 같은 음식은 만들지는 못하지만 내 식구를 위해서나 누구를 위해 대접할 때 그 사람의 마음을 읽으며 만든다면 그 음식은 감동의 음식이 될 것이다.

달팽이 식당처럼 마음을 읽, 정성을  다하여 대접할 음식과 사람이 그대에게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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