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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브티 May 17. 2024

가방이 없어졌어요!


가방이 없어졌어요!


 미국 서부  여행 이틀 째 라스베이거스 호텔 로비에서 나온 말이다. 4명이  한 팀인   60대  아주머니 중 세 명의 가방이 없어졌단다. 듣기만 해도 아찔하다. 


버스에서 안 내린 것 아니냐? 전 호텔에서 실었니.. 안 실었니.. 호텔 앞에서 가방을 내릴 때  안보는 새에  걸인이 슬쩍 가져간 것이 아닐까? 의견이 분분하다. 여행 이틀 째에 이런 일이 생겨서 가이드는 골치 아픈지 손으로 머리를 짚는다.  호텔  비는 카지노기계 소리. 담배냄새로 정신이 없는데 한 개도 아니고 세 개나 없어진 짐 때문에  얼굴들이  밝지가 않다.


 가이드는 세 여인에게 어제 잔 호텔에서 가방을 실은 게 확실하냐고 물으니 확신 있게 그렇단다. 가이드가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다행히  짐가방이 숙박한 호텔에 있단다. (그럼 그렇지!)그러나 그 뒷 말이 기가 막힌다.

종업원이 방 청소하러 들어가니 짐가방이 방에 있더란다. 아니라고 세 여인은 우겨대지만 종업원이 거짓말할 리는 없지 않은가? 그제야 세 여인은  입을 다문다.  

짐은 찾아야 되니 호텔 측에서  몇 시간을 달려 가져다주었다. 당연 비용은 사십만 원 정도를 지불했단다.

네 여인이 재미있게 여행하더니  체크아웃 하며  깜박하고 손가방만 들고 버스를 탄 것이다. 친정에 놀러가서 애기는 두고 몸만 왔다는 우스갯소리는 들어봤지만  호텔방에 짐가방을 버려둔 얘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기막힌 해프닝이지만 이 일로 37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이  여행이 끝날 때까지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다녔고 사고 없이 안전하게 잘 다녀왔다.

여행 중 기억나고 재미있는 일을  들려준 가이드 덕에 긴 버스 여행동안 지루한 줄 몰랐다. 아마 이번 여행의 짐가방 분실의 해프닝도 가이드에게는 좋은 소재거리가 될 것이고 다른 여행팀들도 정신 바짝 차리는 얘기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남의 일은 아니다. 전에 나도 버스에 내려놓은 시장바구니에서 삐죽 솟은 대파만 뽑아 들고 내린 적도 있으니..

나의 대파 사건에  다른 이의 가방 해프닝이 더하여져 강력한 치매예방약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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