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에 낳은 딸 50일 촬영 기념
조리원에서 사람을 사귀려는 의도는 없었지만(내향형 인간임), 조리원에 3주나 있었기에 너무 심심해서 2주 차부터 사귄 조리원 동기들을 통해 느낀 몇 가지 감정들.
#사고 싶기엔 너무 비싸고 예쁜 그 블랭킷
조리원 동기들 단톡방에서 너도 샀냐며, 나도 지금 배송 중이라고 했던 블랭킷.
디자이너의 눈 ㅋㅋ 으로 봤을 때 솔직히 예뻐서 나도 구매하고 싶어 져서 찾아봤다.
그리고 마주한 가격. 10만 원.
어떻게 저 블랭킷 하나가 10만 원이 넘는지?! (근데 이쁘긴 이뻤다)
#유모차는 땡땡땡이 핸들링 최고져
유모차는 추천받는 게 새 상품 기준 200만 원이 넘는다. 당근마켓으로 구매해도 50만 원 이상은 줘야 웬만큼 괜찮은 걸 구매하고.
실사용 기간이 길어야 1~2년 하는 물품에 200을 태우기엔 나는 너무 쫄보다. 실제로 구매한 엄마들이 신기할 따름.
나는 대여를 하거나 물려받은 걸 쓸 거 같지만, 여하튼 시장에서 제공하는 허들이 금액적으로 좀 높구나라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이체어는 구매해 버림
나도 조리원 동기들에게 추천받고 혹해서 구매하고 나서 후회는 없지만 역시 비싸다고 생각한 하이체어.
내가 구매한 하이체어는 의자 하나만 40만 원 가까이한다. 여기에 이것저것 세트를 붙이면 70만 원이 되는 것은 금방이다. 물론 사용기간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쓸 수 있다고 해서 구매한 것이긴 하지만….
이케아에서 2만 원 주고 사온 식탁의자와 대체 어떤 게 크게 다른 걸까 볼 때마다 의문을 갖게 되긴 한다.
조리원 동기들을 통해 혹은 맘카페에서 내게 주입되는 때로는 좋지만 버거운 정보들. 이것들은 마치 내가 그 용품으로 아이를 키우지 않으면 제대로 혹은 효율적이지 못하게 육아를 한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 때가 있다.
나야 인별그램 같은 SNS를 하지 않지만 SNS를 하면서 육아를 하면 어떨지?라는 생각도 든다.
하다못해 카톡 대화 중에도 어떤 물품을 사야 되는지 정보 배틀을 하는 느낌을 받는 걸.
실제로 sns와 출산율을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sns가 활발해지고부터 출산율이 떨어졌다는 기사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가 있다.
예전의 엄마들은 그냥 천기저귀에 몸 하나로 우리를 키웠는데, 그리고도 우리들을 잘 자랐다.
꼭 아파트나 넓은 집에서 시작하지 않고 반지하나 빨간 벽돌에서 시작하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도 많았다.
그 배경엔 무지가 어느 정도 있다.
남들하고 비교하려야 비교할 수 없는 그런 환경. 기껏해야 동네에 비슷한 또래를 낳은 엄마들과 친해지는 것이 다였을 테니까.
지금 시대는 범전국구이다.
내 주변 이웃 엄마들이 아니라 저기 멀리 다른 지역의 엄마들과 소통하기도 쉬워졌고. 그에 따라 뭘 더 해줘야 좋은 엄마인지 남에게 평가받기 어렵지 않은 환경이 되었다.
나와 아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심리가 나는 분명 sns에 육아 용품과 함께 자신의 아이를 예쁘게 찍은 사진을 게재한 심리가 어느 정도는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 역시 임신과 출산을 겪었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은 정말 여성이 생명력을 갈아서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본다.
이 활동들을 하고 난 후에는 정말 '내가 피땀눈물 흘려서 낳은 아이, 잘 키우고 싶다!'와 같은 생각이 기저에 모든 엄마들에게 깔려 있을 거라고도 인지하고 있고.
다만 박살 난 출산율을 보며. 왜를 생각하면 역시나 기준이다.
기준을 좀 현실적으로 내 상황에 맞췄으면.
인정 욕구가 밖이 아니라 나와 내 아이에게 있다면 그나마 부족하지만 같이 호흡을 맞춰가며 육아할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우리를 키운 엄마들도 비싼 물품들로 도배하지 않고 사랑으로 우리를 키웠던 것처럼.
이 글은 다짐하기 위해 기록하는 것이다.
육아 기준을 나에게, 내 상황에 맞게. 남에게 물어서 얻은 내용은 참고만 하고 사랑으로 내 딸을 키우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