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영업본부장 한상봉
Apr 05. 2024
우리는 온 가족이 비트코인을 투자한다
가정경제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요즘 비트코인이 난리다. 한마디로 '디지털골드'라는 말로 정의하곤 한다는 데 그걸 보고 7년 전 너무나 재밌게 본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생각났다. 주제와는 다른 얘기지만, 그 드라마에서 도깨비인 공유가 방망이로 금 나와라 뚝딱을 하려는 순간, 저승사자인 이동욱이 기겁을 하며 하는 말이 있다. '미쳤어? 요즘 일련번호 다 있어서 내다 팔지도 못해!!'
식상한 얘기지만 인터넷이 발전하고 온라인이 일상화되면서 이제 자산을 직접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 세상이다. 금덩이를 밭에 묻어두지도 않고 장판밑에 현금을 가지런히 깔아 두지도 않는다. 그냥 손가락 몇 번으로 내 돈을 어딘가에 투자하기도 하고 회수하기도 하는 세상이다.
우리 가족은 비트코인투자를 한다. 나와 아내, 그리고 전에도 말했듯 자본주의가 낳은 정실소생인 외동아들까지 모두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일견 지나치듯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콩가루 집안 같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엔 무척이나 바람직하고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 많다.
저녁이면 밥을 먹으며 그날의 시황과 외부환경요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왜 오늘은 하락했는지, 횡보하는지, 급상승을 했는지에 대해 각자 파악한 정보들을 취합하고 토론하고 예상한다. 유튜브를 통해서든지, 언론기사를 통해서든지, 아니면 인적지표를 통해서든지 각자가 인상 깊게 취득한 걸 가족이 함께 얘기함으로써 향후 투자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서로 멘탈관리를 해주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 놀라는 일이 많다. 아내가 가지고 있는 미국주식 흐름에 대한 지적내공에 놀라고, 아들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인사이트에 경악한다. 아내는 투자에 관한 남편의 무모하기까지 한 과감함에 놀라고 아들은 아빠가 지나온 직장에서의 인맥 네트워크에 놀란다. 거의 대부분은 서로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놀라움들이고,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가족이 무언가 진지한 내용을 가지고 식사시간 내내, 더 나아가 밤늦도록 토론을 하고 나서의 몰려오는 뿌듯함에 놀란다.
우리 가족은 이렇게 바람직해라는 자랑을 하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오랫동안 온 가족이 투자와 세상 돌아가는 것에 토론하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느끼게 된 아주 큰 깨달음이 있어서이다. 수없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비즈니스와 경제, 자기 개발서 보다 더 효과적인 자녀교육은 누가 뭐래도 밥상머리 비트코인 투자교육이다.
아이의 연령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더 이상 아이와 학교생활의 원만함과 절약과 근면성실에 대해서 교육하는 시대는 아니다 싶다. 당연히 중요한 덕목이고 가르쳐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것만 가르쳐서는 안 되는 시대다. 왜 돈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위정자는 계속 돈을 풀어대는지, 그리고 그런 정책과 위기들을 통해 돈을 벌어온 사람들은 누구인지, 이제 근로소득만으로는 아무런 부도 축적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는지도 가르쳐야 하는 시대다.
그러려면 비트코인을 온 가족이 함께 투자해야 한다. 아빠가 몰래 비상금으로 혹은 대출받아 투자하고 손실이 났을 때 가족들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지 않기 위해서도, 평소에 그럴 것이라 상상도 못 했던 엄마가 미국주식에 엄청난 손실을 입고 반찬의 맛이 이상해지지 않기 위해서도, 군복무를 하며 번 월급을 한방에 날리고 방 안에 틀어박히는 아들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투자는 온 가족이 함께 하고 공유해야 한다. 하락장에서는 서로를 위로하게 되고 상승장에서는 그 기쁨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즐거워한다. 아빠는 혹시라도 차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기뻐하고 아내는 데크를 교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아들은 받을 유산이 늘어날 것에 기뻐한다. 그 반대의 경우에도 좋아질 것이라 서로 위로하고 멘탈을 잡는다. 투자의 규모와 대상이 중요한 게 아니다. 온 가족이 함께 투자하는 것이 재밌고 즐거운 경험이 된다.
가정에서 해야 하는 경제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래했다. 이제 돈걱정은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식의 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에서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으니 공부만이 성공의 길이 아니라고 얘기해 줄수도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자랑하자면, 이런 교육의 결과로 아들은 세무사를 자신의 직업으로 결정하고 매진하고 있다. 언젠가 될 것을 믿지만 늦어지거나 안돼도 큰 상관없다. 본인이 이 시대를 살면서 가장 재밌어하고 잘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결정하고 노력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그리고 이런 선순환은, 아빠가 엄마가 하지 못했던 받지 못했던 새로운 경제교육의 패러다임 덕분임을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