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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맘 이수지의 세컨 백, 고야드(잘 가, 故야드.)

밍크와 고야드 백 7세 고시 그리고 대한민국의 교육현실.

by Wishbluee Feb 27. 2025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언어유희의 민족이다.

모든 사건과, 미래 현재 과거까지 다 담겨져 있는 한 단어를 순식간에 생산해 내니 말이다.


故야드

고야드 백을 빗댄 언어유희다.


이런 식의 언어유희는 지금 사회의 분위기를 단번에 보여준다


사건의 발단은 개그우먼 이수지의 영상에서 시작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XpyBBHTRhk

휴먼다큐, 자식이 좋다.


개그우먼 이수지는 '제이미맘'을 연기한다.

제이미맘은 대치동 도치맘으로 추정된다. 아직 4살밖에 안된 어린아이를 각종 학원에 보내면서, 라이딩하고, 차 안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중간중간 과외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아이의 진도를 체크하며 새로운 수업을 계획하며 아이의 미래를 설계한다. 몽클레어를 입고, 샤넬 백을 메고 출연해 그녀들(?)에 대한 고증을 제대로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이 영상이 퍼지면서 소위 대치동 패션이라는 말이 떠돌며, 더 이상 대치동 그녀들이 몽클레르를 입지 않는다, 당근에 나왔다 하는 뉴스기사들이 도배를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ysyxTqFlnY

추척 60분에서 방영한 '7세 고시' 다큐멘터리.

어린아이들에게 눈높이교육과는 다른, 선행학습과 심화 문제를 풀게 하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모티브로 하는 학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새끼학원을 보내고, 과외선생님을 섭외하기도 한다. 그 학원의 입학시험문제를 살펴보니, 중 고등 아이들도 풀기 어려운 수준이며, 어떻게 보면 지적학대에 가깝고, 명백히 이것은 아동학대라고 볼 수 있다는 의견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얼마 전, 대치동 제이미맘 2탄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wXXKyGA-LXc

역시나,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고.

이번에 제이미맘이 입고 나온 옷, 말투, 행동 모든 것이 화제가 되었다.

2회차 그녀의 패션은, 밍크조끼와 고야드 백. H사의 목걸이가 되겠다.

사람들은 이번에는 고야드냐며, 고야드 제삿날이다, 故야드 가 되었다. 라며 댓글을 달기 바빴다. 


그 와중에 배우 한가인의 일상이 빗대어지며 이수지가 패러디한 제이미맘의 대표 격이 한가인 아니냐며, 배우한가인의 일상을 올린 영상이 주목되면서, 해당 영상을 내리는 일도 생겨났다.


제이미 맘의 패러디영상을 보면서 나도 한참을 웃었다.

대체적으로 알려져 있던 특징들을 너무나도 잘 살려서 비슷하게 흉내 내는 개그우먼 이수지의 센스는 늘 감탄할 만하다. 그러나 파도가 쓸려가듯이 집중되는 이목으로 인해 벌어지는 나머지 일들에 대해서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게 된다. 소위 그녀들이 몽클레르를 당근시장에 내놓는 것은 수치심을 느꼈기 때문일까. '풍자'와 '조롱'사이에서 그녀들이 느낀 것은 '조롱'이 담긴 시선들이었을지도. 


아이 교육에 있어서 정답이 과연 있을까 싶다. 

배우 한가인의 아이는 상위 1퍼센트의 영재라고 한다. 영재아이를 둔 엄마들은 고민이 굉장히 많다. 일반적인 교육으로는 아이가 원하는 바를 채워줄 수 없는데, 대체 어떻게 하면 아이의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을지 갈피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매일 라이딩을 하고, 차 안에서 끼니를 때워야 하는 고된 엄마의 하루에 지지를 보내던 사람들은 어디 가고, 7세 고시를 시키며 아동학대를 일삼은 엄마로 바뀌어 공격을 당하는 처지가 되었는지.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몽클레르를 입고, 샤넬 백을 들던 고야드 백을 들던,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저 취향일 뿐일 수도 있는데.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와 맞지 않는 교육으로 아동학대에 가까운 방법으로 억지로 아이의 수준을 끌어올려서, 마치 자식이 본인의 트로피라도 되는 양 들고 다니고 싶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의 부조리가 너무 크게 썩어버려 들어내기도 어려운 나무뿌리처럼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지만, 아직도 입시 위주의 한 가지 길만 맹목적으로 향하고 있는 교육의 로드맵은 달라질 줄 모른다. 이런 현실 앞에서 부모는 우리 아이의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고, 소위 말하는 사교육 시장은 그런 불안을 먹고 자란다.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기차에 올라타는 순간, 아이도 엄마도 뒤도 옆도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이 공부 잘하면 그것이 부모의 트로피가 되어 버리고 말기도 한다.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도 있다. 축구를 잘하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어떤 일을 해도 나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는 확신이 들면 폭주기관차 같은 공부 로드맵도, 주변의 풍경들을 느긋이 살펴보며 나 자신에 대해 깊숙이 사유할 수 있는 기차가 되지 않을까. 


정작 중요한 것들을 모두 놓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두 다 달리고 있는데 천천히 걸어갈 용기를 갖기는 어렵다. 그것이 특히나 자식에 관련된 것이라면. 부디 대한민국이 점점 더 나은 교육의 길을 걸어가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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