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을 웃고 지낼만큼 늘 평정심이 유지되어지진 않았다. 어쩌면 웃는 모습으로 웃고 싶지 않은 모습을 숨기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숨어 있던 모습이 언젠간 드러날 것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애써 외면한 들 감출 수 없다는 것도 철저히 숨기려 했던 계략은 내편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말이다.
어느 순간 정신이 들었을 때. 비로소 이 모든 상황들에 대한 진실을 깨달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그동안 감정에 휩쓸리고 소모되는 에너지를 잘 돌보지 않았던 사실도 알게 되었다. 결국 방치되었던 자아는 길을 잃은게 분명해 보였고 이제서야 하나 둘씩 수습에 나서야 했다.
우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개구리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았다. 무엇이 잘못되었고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여파가 타인에게 미칠 거라는 걸 깨달은 순간 많은 것들이 잘못 되었었다는걸 계속 실수를 범하고 있는 상태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 말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고작 이런 인간이었다니. 자책을 하면서도 자아를 돌볼생각은 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 흘러왔을까..라는 생각보다 앞으로 어떻게 흐를지를 생각해야 했다.
돌보아지지 않았던 감정에 대한 미안함이 일었다. 어느 한 곳의 상처가 눈에 보이고 나서야 병원문을 열기 시작하는 어리석음에 후회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고 싶지도 않았다.
벌써 한참을 지나왔다. 지나온 자리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있었고 해답이 있다면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였다. 괴로움의 통증도 외로움의 깊이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릴 것이었다.
서툰 감정에 지배당한 결과값은 처참했지만 이로써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미처 예상 못한 일도 아니였을 것이다. 외면하고 싶었을 뿐이었다.평온한 관계는 자신이 평온한 상태여야 한다는 걸 깨닫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아 갈 것이다. 잃어버렸던 외로움도 돌봐지지 않았던 슬픔도 어리석었던 감정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