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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May 13. 2024

참을성과 변덕에 대하여

나의 작은 검은 강아지 ep.1 - 참을성과 변덕에 대하여

나의 검은 강아지가 들렀다 갔을 때, 나는 태풍의 가장자리에 위치한다. '작은'이란 수식어는 나는 우울증을 진단받았지만, 나는 우울증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의 작은 검은 강아지는 비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나의 우울'이다. 상급 병원의 권유에 다른 질병도 그렇듯, 나는 다른 개인 병원을 먼저 들렸다.

이곳에서도 상급 병원을 권유하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병원을 다녀왔지만, 이 의사 선생님은 조금 달랐다. 내 생각의 길을 다른 방향으로도 터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다시 글을 써본다. 나의 이 '우울'에 대해서.



나는, 원래 잘 참는 아이였다. 그래서 6년의 초등학교, 3년씩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런데, 대학생 때는 나의 못하는 부분인 공부를 타겟팅하니, 전공과목으로 힘든 줄만 알았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저 '공부'가 힘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내하고 참는 시간. 그 시간이 정말 힘들었다. 직장 생활 4년간 여러 번의 이직과 다른 일로의 전향까지 해봤다. 브런치북으로 전향하는 일을 제목으로 글을 적으려고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흔적을 지우고 싶어졌다. 쥐구멍에 숨고 싶어졌다. 참을 수가 없게 되었다. 


모든 글과 브런치북을 지웠다. 또 나의 검은 강아지가 다녀온 것이다. 또 그렇게 쥐구멍으로 숨어버렸다. 늘 그렇듯, 나의 흔적 지우기에 돌입했다나의 성향이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나의 그 우울이 나를 지배하고 있단 사실을 알았다. 70~80% 정도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일고 특정 행동을 한다. 의사 선생님께 그랬다, 내가 만약 나도 모르게 우울을 방패 삼아 나를 대변한 거면 어쩌냐고. 그랬더니, 완벽한 건 없으며, 가설을 세우고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황상 봤을 때 우울과 불안으로 인한 것이 맞다고 하셨다. 나의 충동과 그에 대한 행동은 여러 번 나를 책임지게 했고, 그 책임으로 나를 지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뒷감당인 나를 잃고야 말았다.



나는 글을 적지만, 나의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다. 나아지는 글을 쓸 수도, 더 심해지는 글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콘텐츠로 다른 사람들이 공감받으며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나의 목적은 그거 하나뿐이다. 그래서 적는다, 나의 기록과 삶을. 이번에는 부디 글이 유지되기를, 이 목적이 나를 잡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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