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설비이론과 공적직업의 법리를 둘러싼 대륙법과 영미법의 차이와 헌법담론
필수설비이론을 비롯한 플랫폼 규제 법리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자유를 공공의 이익으로 제한하는 논리이지만, 서로 충돌하는 자유들 사이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은 대륙법계와 영미법계의 차이는 단순한 법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권리’를 바라보는 세계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특히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규제, 필수설비이론, 공중운송인 또는 공적직업(public callings) 법리를 둘러싼 논증을 살펴보면 이 차이는 더욱 선명해지는데, 대륙법계가 기본권의 충돌과 그 정당화 구조를 중심으로 규범을 구성하는 반면, 영미법계는 시장이라는 제도의 유지와 기능을 우선하는 실용적 사고를 취한다. 이 차이는 오늘날 플랫폼 규제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대륙법계, 특히 독일 헌법학의 전통에서는 국가 규제의 정당성은 기본권 제한의 정당성으로 환원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재산권, 직업수행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다면, 그 제한은 반드시 다른 기본권의 보호 또는 헌법적 가치 실현이라는 형태로 설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쟁사업자의 직업수행의 자유,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 공정한 경쟁질서라는 헌법상 경제질서 원칙이 서로 충돌하는 기본권 또는 헌법적 이익으로 구조화되고, 비례성 원칙을 통해 형량된다. 이 과정에서 규제는 언제나 ‘예외’이며, 권리는 원칙이다. 시장은 보호의 대상이지만, 그 보호는 반드시 권리 담론을 매개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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