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ifton Parker Jul 14. 2024

20. 여행 5: Orlando, FL (2/3)

Christmas 2021 ~ New year's day 2022

(커버 이미지 : 데이토나 비치. 따뜻한 '겨울' 바다엔 이른 아침부터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뉴욕시티(NYC)로 표기하지 않은 "뉴욕"은 뉴욕 주(NYS)를 의미하며 대도시가 아닌 교외지역입니다.

** 20. 여행 5: Orlando, FL (1/3) 서 계속


셋째 날 : 올랜도 씨월드 (Sea World, Orlando, FL)


2일간의 운전을 마치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여름 같은 겨울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고 있었다. 

뉴스에선 오늘이 최근 몇 년 중 플로리다 12월 최고기온이라고 한다최고 기온 화씨 85도(=썹씨 26도), 그냥 초여름 날씨다. '오늘 고생 좀 하겠는 걸'

호텔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씨월드에 도착해 보니 입장하려는 자동차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뉴저지나 루이지애나 같이 멀리서 온 차들도 몇 대 보였다.


극단적 자본주의 : 테마파크에선 입장료만 내는 걸로는 어림도 없지.

여행을 계획하는 시점에서 씨월드 입장권(자유 이용권), 식사권, 주차장을 이미 예약해서 샀기 때문에 별로 걱정할 건 없어 보였다.

이미 결재한 주차장 QR, 입장권 QR코드를 차례로 체크하고 씨월드 안으로 들어서니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사람들을 맞고 있었다. 

반팔, 반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트리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다. 우리도 땡볕 느낌이 잘 나오게 한 장 찰칵.

그 뒤로는 바다를 정말로 옮겨 놓은 것 같이 파도치는 작은 섬이 있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면 올랜도는 바다에서 1시간 넘게 떨어진 내륙이라서 이 장면은 뭔가 모순이다. (씨월드는 미국에 세 군데 있는데 오직 샌디에이고만 바닷가 도시이다. 다른 두 곳은 내륙도시인 올랜도와 샌안토니오.)

정리하면, 씨월드는 "한여름 12월, 육지에 있는 바다"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재밌는 모순을 즐기러 온 거겠지. 너무 자연스러워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씨월드의 최고 인기 롤러코스터인 '만타(Manta, 가오리 한 종류)'가 있다.

놀이기구 별로 가지고 탈 수 있는 소지품이 제한되어 있는데 스릴 넘치는 만타를 타려면 핸드폰 외에 모든 짐을 락커에 넣고 입장해야 한다.

그런데, 락커는 무료가 아니다. 가방 하나 넣기에도 작은 락커 한 개를 몇 시간 쓰는데 $8나 된다. 게다가 '만타'만 타고 갈 건데 몇 시간씩이나 여기에 짐을 넣을 필요가 있나?

씨월드에선 이런 정상적인(?) 의문을 갖는 사람들을 위해 또 다른 상품을 준비해 놓고 있다. 

대기 없이 빨리 탈 수 있게 해주는 퀵 큐(Quick Queue)라는 것을 팔고 있는데 한 사람당 한 번 타는데 $9를 내면 락커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우리 셋 세금까지 전부 다 하면 $37를 내야 한다.

'돈을 다 내고 들어 왔다고 생각했는데 놀이기구 한번 타는데 4만 원 넘게 추가로 내야 하네? 허허'

미국의 유명 테마파크들은 보통 이런 식으로 락커 사용이나 빠른 줄 패스에 추가 결재를 유도한다.

놀이기구를 많이 타려면 입장료 가격과 맞먹는 무제한 락커 및 빠른 줄 패스권을 추가로 사야 한다. 우리는 씨월드에서 놀이기구를 많이 타러 온 건 아니어서 입장권만 예약했던 것이다.


놀이기구별로 개별 결재해서 탈 수 있게 되어있는데, 만타에서 딱 한 번이라는 생각에 $37을 내고 타기로 했다. 왠지 바가지 쓰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가오리 롤러코스터 만타는 자리에 앉으면 좌석의 다리 쪽이 위로 젖혀지면서 엎드린 자세로 출발하게 된다.

코스 내내 슈퍼맨이 된 것처럼 누워서 날아다녀서 엄청 신나는데 이게 왜 씨월드 놀이기구 중 인기 1위인지 알 수 있었다.

다 타고 나와서 세은이는 재밌다고 했는데 돈을 많이 쓴 걸 이미 알고 있어서인지 다음엔 그냥 기다렸다가 타겠다고 했다. '기특한 것. 아빠도 신나고 좋았어.'


(왼쪽)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씨월드 내부 (오른쪽) 범고래쇼 표지판과 범고래 흉내 내는 세은이
(사진) 엎드린 채로 매달려서 타는 가오리 롤러코스터 만타가 출발하고 있다.


씨월드의 상징 범고래쇼 : Orca Encounter

씨월드에 오면 이곳의 상징인 범고래쇼를 꼭 봐야 한다. '범고래를 만나다.(Orca Encounter)'

상당히 사연이 많은 공연인데, 10여 년 전 샌디에이고 씨월드에는 공연 도중에 범고래가 조련사를 공격해서 사망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이후 많은 소송과 프로그램 중단 기간이 있었고 공연 내용을 대거 변경하여 재개했다고 한다. (씨월드는 사고 초기에 범고래 쇼를 영구히 폐지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껏 자신들의 상징이 되어온 이 공연을 끝내 포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공연 일정은 하루 4번인데, 공연 시작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에 들어와 있다. 

왜냐하면 '젖는 구역(Soak Zone)'에 앉기 위해서이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자리는 공연 중에 물을 맞을 수 있는 자리인데 꽤 넓은 영역이 정해져 있다.

우리는 호기심과 두려움의 타협점으로 젖는 구역에서 제일 가장자리에 앉았다. 공연 시작은 조금 기다려야 했지만 화면에 범고래에 관련한 퀴즈 같은 것을 계속 보여주어서 지루하지만은 않다.

기다리던 공연시간이 되니, 조련사가 등장하고 신호에 맞춰서 커다란 독수리가 공연장 지붕에서 무대 위로 날아든다. 

그에 맞춰서 커다란 범고래 세 마리가 날렵하게 헤엄쳐 들어와서는 한 마리씩 높게 솟구쳐 오른다. 세은이가 약간 놀란 듯하다. "우와! 엄청 크다."

커다란 덩치의 범고래들이 돌고래들처럼 날렵하게 헤엄치고 묘기를 부리는 게 대단했다. 저렇게 큰 동물이 빠르기까지 하면 바다에선 대적할 상대가 없을 것이다. 범고래가 왜 Orca 말고 Killer Whale로도 불리는지 이해가 된다.

중간중간 짧은 휴식 시간엔 범고래의 습성에 대한 퀴즈와 씨월드에서 바다 생태를 위해 노력하는 일에 대해 영상을 보여주는데, 아마 조련사 사망 사고와 동물단체의 소송이 공연 프로그램 전반에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공연의 막바지에는 세 마리 범고래가 물속에서 나란히 물구나무 선 채로 꼬리지느러미로 관중석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물이 살짝 튀는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일부러 젖는 구역에 앉은 사람을 향해 물을 쏘고 있다.

세 마리가 박자를 맞춰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철썩... 철썩', 그 소리에 맞춰 터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스치기만 해도 쫄딱 젖을 것 같은 문자 그대로의 물대포를 쏘고 있다.

천천히 우리 쪽으로 다가온다. 남들이 당하는 걸 보면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니 왠지 공포감이 든다.

마침내 우리를 향해 '철썩'하며 물대포를 쏘았을 때 나는 재빨리 가방을 들어서 세은이까지는 방어했지만 아내는 무방비로 맞아서 완전히 젖었다.

아내는 아이만 챙긴 남편이 황당하고 굉장히 억울해했지만 다행히 한 여름 뙤약볕에 옷은 금방 마를 것이다.

범고래 공연이 다 끝나고 나오며 우리는 모처럼 아주 크게 웃었다.


사람 많은 씨월드, 식당이 있지만 우리가 먹을 곳은 없어.

범고래 공연을 보고 나니 점심을 먹어야 했다. 씨월드엔 음식을 가져올 수 없어서 사 먹을 수밖에 없어입장권에 비용을 조금 더 내고 올 데이 다이닝(All Day Dining) 옵션을 구매해 왔다.

이 옵션은 1시간 30분 간격으로 하루 종일 씨월드 내에 지정된 식당 10곳에서 비용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다. 두 번만 식사해도 본전은 된다. '점싱이랑 저녁만 먹고 와도 이득이네'


점심을 먹으려고 지정 식당에 가보니 줄이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음식을 받아와도 앉아서 먹을 자리가 너무 부족하다. 근처 지정 식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 뭔가 속은 느낌... 시즌 탓인가.

이 줄을 보고 나니 씨월드에서 저녁까지 먹을 생각은 이미 없어졌다. 하지만 점심을 굶을 수는 없다. 그나마 줄이 만만해 보이는 곳에 나는 음식 줄을 섰고 아내와 세은이는 밖에서 기다리다 테이블을 잡기로 했다. 

무려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서 간신히 치킨, 버거 세트를 받아서 아내가 잡아둔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 잡기 위해 한참을 서서 기다려야 했던 세은이가 이미 너무 힘들어한다.

사람 수에 비해 적은 식당, 빠른 회전이 안 되는 배식, 부족한 테이블 숫자가 여실히 느껴지는데 다이닝 옵션에 없는 유료 식당은 여유로워 보이니, 사전 결재한 손님들은 열받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우리는 옵션을 포기하고 저녁은 먹지 않았다. 나가서 내 돈 주고 사 먹었다.)


우여곡절 있는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걸어서 화를 누그러트리며 씨월드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큰 새우를 손가락에 끼워서 가오리에게 먹이도 주고 만져보는 체험도 하고, 야외 수족관에서 거북이, 돌고래, 매너티, 악어, 플라밍고 등등 여러 동물들도 구경할 수 있다.

범고래만큼이나 볼만했던 돌고래 쇼도 보고 놀이기구를 한 두 개 더 타고나니 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었다. 아직 남은 일정이 있고 세은이도 힘들어하기 때문에 크게 무리하지 말고 그만 나가기로 했다. 

기념품 점에 들러서 세은이 취향인 범고래 인형 '범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으로 씨월드와는 작별을 고했다.

밖에 나온 뒤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소진된 체력을 간신히 추려서 1시간 남짓 다음 숙소로 운전을 해야 했다. 세은이는 고단했는지 차 안에서 이미 잠들었다.


넷째 날 : 끝없는 해변, 데이토나 비치 (Daytona Beach)


플로리다 동쪽해안 도시인 데이토나 비치에 도착했을 때는 아주 늦은 시간까지는 아니었지만 안개가 많이 끼어서 주변을 돌아볼 상황은 아니었다. 공기가 습하고 이미 많이 지쳐서 얼른 방에 들어가서 쉬고 싶었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에 들어갔더니 오션뷰 방이라 파도 소리가 굉장히 가깝게 들리는 것 같다.

예약할 때 시티뷰와 오션뷰의 가격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오션뷰 예약을 했는데 이미 밤이 되어 아무것도 안 보인다. 괜한데 돈을 썼나?

씨월드의 번잡함, 밤 운전까지 힘들었던 하루, 방도 습하고 더워서 에어컨을 세게 틀고 금세 잠이 들었다.


해는 동쪽에서 뜬다. 대서양의 떠오르는 태양.

아침 7시, 아내가 우리를 깨웠다. "남편, 빨리 일어나 봐. 저기밖에 좀 봐." "아, 피곤한데 왜..."

발코니에 나가보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잔잔한 바다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바다 먼 곳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해가 뜨려는 참이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대서양 일출이라니. '오션뷰로 방을 잡지 않았다면 이 순간 얼마나 후회했을까?' 

그러고 보니 해변가의 호텔들은 모두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서 있고, 모든 호텔의 모든 방에서 사람들이 우리처럼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게 보인다. 벌써 해변가에 나가서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시간이 지나자, 바다 위로 해가 빼꼼 머리를 내밀고 잔잔한 바다 위로 점점 떠오른다. 예상하지 못했던 장관에 사진도 찍고 세은이도 한껏 흥분된 모습이다. 

완전히 해가 떠오르는 데는 15분 정도, 우리 가족이 오붓하게 호텔 발코니에서 멋진 광경을 추억으로 남겼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투숙객 전용 입구로 해변을 가보니, 완만하고 아주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있고 야트막하고 잔잔한 파도가 대서양 저 멀리에서 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해변을 거닐고, 일광욕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간 아이들, 새들이 파도를 따라왔다 갔다... 좌우로 끝없이 펼쳐진 해변은 말 그대로 그림 같은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어떻게 이런 풍경이 있을 수 있을까? 이렇게 좋은 곳인데도 이렇게 한적할 수 있다니'

모래가 고운데도 바닥이 단단해서 해변 바깥쪽으로는 차들도 다닌다. 일반적인 통행은 아니고 입장료를 내고 하는 해변 운전 체험이다. 세상엔 참 신기한 게 다 있다. 차가 모래에 빠지지 않은 것도 신기하다.

우리도 해변을 한참을 거닐고 투명한 바닷물에 발도 담그며 시간을 보냈다. 멀리까지 나가도 무릎 깊이도 안 되는 아주 얕은 바다다.

어느덧 체크아웃 시간, 이 바다를 이렇게 짧게 보고 떠나기가 너무 아쉬웠다. 언젠가 다시 기회를 만들어서 이곳에 오겠노라 아내와 약속을 하고 어젯밤에 예약한 레이싱 투어를 하러 호텔을 나섰다.


(사진) 호텔 발코니에서 본 데이토나 비치의 일출. 호텔 쪽 모래사장으로는 입장료 및 통제 하에 차를 운전할 수 있게 한다.
(왼쪽) 데이토나 스피드웨이, 경기중인 카트들이 있다. (오른쪽) 박물관에 전시된 예전 데이토나 스피드웨이 사진. 차들이 해변을 달리고 있다.
미국 자동차 레이싱의 메카. 데이토나 스피드웨이

데이토나 비치는 아름다운 해변뿐만이 아니라 자동차 경주의 메카로도 유명하다. 미국 자동차 경주협회 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의 본부가 있다.

포뮬러 차량 경주인 F1과는 다르게 NASCAR는 실제 판매되는 차량을 규정에 맞게 개조하여 경주하는데 미국에서는 꽤나 인기 있는 스포츠다.

매년 2월에 열리는 시즌 개막전 'Daytona 500'은 데이토나 경기장에서 열리는데, 트랙 200바퀴, 거리로는 500마일을 달려야 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Car 3'의 'Florida 500'은 바로 Daytona 500이 배경이다.

NASCAR는 전 세계 자동차 경주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오죽하면 철부지 중학생이던 나도 그 이름을 알고 있었겠는가.

나중에 알고 보니 지금은 경기가 없어서 호텔이 그나마 한가했지만, Daytona 500 즈음에 데이토나 비치는 정말 큰 맘먹 두꺼운 지갑을 들고 오지 않으면 올 수 없는 곳이다.


데이토나 스피드웨이는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경기장 외부에 있는 챔피언 차량과 설립자 동상을 구경하다 보니 투어시간이 되었다.

입구에서 체크인을 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양 옆이 개방된 기다란 셔틀을 탄다. 꽤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왔다.

셔틀을 탄 채로 레이싱 트랙으로 들어간다. 오래된 곳이지만 규모도 크고 시설도 새것처럼 깨끗하다. 워낙 경기장이 크기 때문에 트랙 안에 잔디밭과 작은 연못도 있다.

우리는 가이드와 함께 다니며, 30도 넘게 경사진 트랙의 코너, 트랙 내부에 있는 선수 및 스탭 대기장소, 관람객 출입구 등을 구경했다.

우리가 2층 관람석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트랙에서는 때마침 카트 경기가 시작하고 있었다.

작은 크기지만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타이어 타는 냄새가 있는 2층까지 전해져 왔다. NASCAR의 메인 경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자동차 경주를 구경하다니 운이 좋은 것 같다.

투어를 마치고 나오니 자동차 경주 박물관으로 연결되고, 데이토나 비치 및 NASCAR의 역사를 확인해 볼 수가 있다.

옛날 사진을 보면 1930년부터 50년대까지 거의 20여 년 동안, 우리가 아침에 거닐었던 그 해변에서 자동차 경주를 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차들이 입장료를 내면서까지 운전을 했었구나. 나도 해 볼걸.'

우승자들의 차량, 경주복, 트로피 등이 전시되어 있고 영화에 관련된 것들도 전시되어 있다.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 'Car'에 나오는 주인공 라이트닝 맥퀸과 허드슨 호넷이 아이들에겐 가장 인기 있었다.

실내의 작은 극장에서는 자동차 경주의 역사와 NASCAR 역대 우승자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투어를 다 마치고 기념품점에 들러서 기념품 몇 개를 샀고, 옆집 꼬마 Gavin의 이름이 새겨진 "라이트닝 맥퀸" 어린이 컵을 하나 샀다. Gavin이 한국에서 온 옆집 아저씨를 좋아해 줬으면 해서... 

(미국인들의 이름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다. 그래서 관광지 기념품점에는 컵이나 열쇠고리 같은 것에 사람들이 많이 쓰는 이름 수십 여개를 미리 새겨 놓고 파는 경우가 많다.)


내일은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야 해서 다시 올랜도에 있는 숙소로 이동해야 했다.

숙박비가 많이 비싼 고급 리조트(Loews Royal Pacific Resort)인데 유니버설 스튜디오 예약에 관련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다. 우리는 지금껏 이런 수준의 호텔은 가본 적이 없었다. 

이 호텔은 투숙객에게 대기줄 없이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Express pass(씨월드에서 Quick Queue에 해당)무료로 준다. 사실은 숙박비에 포함된 것이라 봐야 하지만.

성수기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장권을 살 때 Express pass까지 동시에 예매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입장권은 그냥 사고 Express Pass는 제휴된 비싼 호텔에서 묵는 것으로 해결했다. 

비싼 호텔이라고 하지만 Express Pass 가격을 생각하면 비용상으로는 큰 손해가 아닌 결정이다.


데이토나 비치에서 다시 한 시간 넘게 운전해서 올랜도로 돌아온 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있는 리조트 단지에 있는 호텔에 들어왔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로비와 약간은 과도한 친절과 서비스가 정말 여기가 비싼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겐 비싼 곳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에겐 부담되는 곳이다.

리조트 내부엔 큰 야외 수영장이 있었는데, 세은이가 바라는 대로 저녁 늦게까지 온수 나오는 야외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했다.


(왼쪽) Gavin에게 선물한 Car의 주인공 라이트닝 맥퀸. (오른쪽) 올랜도 리조트 숙소의 야외 수영장. 겨울 수영장은 물이 따뜻했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종일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는 날이다. 뒤에 다른 일정이 없으니 마음껏 즐겨도 된다. 큰 기대가 된다.


Continued...


C.Parker

매거진의 이전글 20. 여행 5: Orlando, FL (1/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