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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비싼 옷을 샀다

by 서정
@carlos aranda by Unsplash


어떤 여자들은 기 자신을 위한 선물로 값비싼 가방이나 장신구 같은 것들을 서스럼없이 턱턱 사곤 한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날까, 수중에 돈이 많으면 망설임없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것일까 싶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는데, 나에게도 그런 날이 왔다. 분명 누군가에게는 별 것 아닌 액수이겠지만 나로서는 처음이었다!


손이 떨려서 제대로 버튼도 못 누를 줄 알았는데 눈을 딱 감으니 의외로 쉽게 결제가 됐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모처럼 여윳돈이 조금 생겨서 예전에 봐뒀다가 비싸서 눈물을 머금고 보냈던 옷을 찾아 헤맸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비슷한 부류의 옷을 만난 것이다. 그동안 보내온 시간과 손품을 팔아온 나의 노력의 대가라고 생각하니 이 대체품이 비싸더라도 그냥 일단 사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 보는 액수에 아주 살짝 눈가가 촉촉해진 것도 같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있는 일이길 바라며, 또 품에 들어온 옷이 마음에 쏙 들길 바라며 가격은 마음 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이러나 저러나 쇼핑은 힘든 일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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