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사치품이었을까?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손목에 뭐가 있으면 불편해서 귀찮았지만, 이제는 없으면 불편하다. 애플워치를 필두로 스마트워치가 일상생활에 필수품으로 올라서고 있다.
기본적인 시계기능을 시작으로 각종 알림과 건강기능, 날씨를 포함해 심지어 주식시장 흐름까지 보여주니, 이제는 없어선 안될 제품이다. 스마트워치에 생활 일부를 맡기다 보니 없으면 불안한 지경이다. 직업 특성상 빠르게 정보를 확인하고 실시간 메일 확인을 해야 하다 보니 정말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어릴 적 시계에 관심이 없었다. 학창 시절 지샥 시계와 젤리 시계가 유행했지만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나에겐 핸드폰이 더욱 중요했고, 부모님께 핸드폰을 구매해 달라고 조르기 바빴다. 여자친구와 전화와 문자도 하고 시간도 확인할 수 있는 핸드폰이 있는데, 그깟 손목시계가 뭐가 중요할까?
시간이 흘러 군에 입대했다. 이곳이야말로 손목시계는 필수였다. 당시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으니 손목시계는 없어서는 안 됐다. 일이병 시절, 선임들은 항상 시간을 물어봤기에 손목은 언제나 지샥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게 습관이 되니 상병장이 되어서도 손목시계를 착용했다. 심지어 샤워할 때도 착용하고 씻었다. 그랬기에 내 지샥 시계줄은 비누거품으로 하얗게 물이 들었다.
한번 습관을 들이니 복학을 해서도 시계를 차고 생활했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기보다는 손목시계를 통해 확인했다.
시간이 흘러 취업을 했다. 스마트워치가 세상에 나왔다. 저걸 누가 살까 생각했다. 스마트폰이 있는데, 저것이야 말로 사치라 생각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달랐다. 공개 이후 콩나물이라 조롱받던 에어팟처럼, 스마트워치는 필요를 만들어냈다. 한두 명씩 스마트워치를 차고 나타난다. 뭔가 세련된 느낌이다. 애플마니아인 나는 왠지 나도 사야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 명품 시계도 못 사고 애매한 시계 차고 다닐 바에 애플워치가 좋겠다”라고 판단하고 바로 구매한다. 기왕이면 스포츠모델로 산다. 며칠 지나고 착용을 안 하게 된다. 매일 충전하는 부분이 무언가 번거롭다. 괜히 구매했나 하는 후회도 하게 된다.
비싼 돈 주고 샀으니 필요를 만들게 된다. 카톡은 기본이고 메일과 각종 알림을 연동한다. 업무 효율이 개선된다. 정보와 시간이 중요한 내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필요를 만들어 가치를 창출했다. 이대로는 아쉽다. 조금 더 필요를 만들어낸다.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부분을 찾아냈다. 내가 하루에 얼마큼 걸었는지 대충 알게 된다. 내 심장이 얼마큼 뛰고 있는지 알게 됐다.
특히 건강 상태 파악에 뛰어난 기능이 있었다. 실제로 나는 애플워치 도움을 크게 받았다. 회식이 끝난 이후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데, 시계가 진동을 한다. 움직임이 없는데, 심장이 빨리 뛰고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나에게 보냈다. 그날 이후 2년 동안 운동하고 있다. 몸은 건강을 되찾고 어느새 나는 헬창이 되어버렸다.
사실 스마트워치 없어도 그만이다. 기존에 있는 스마트폰과 손목시계로 충분하다. 다만 스마트워치는 일부 직업에 있어서 효율 좋은 업무 파트너다. 가벼운 일정과 정보 등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갔던 부분을 짚어준다. 필요와 활용 방법을 알고 있다면 이만한 물건이 없다.
어느 날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애플워치가 울린다. “지금 운동 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