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벌써 중3 2학기가 시작된 지 2주밖에 안 됐는데 과고 희망하는 아이들은 원서 준비로 바쁘다고 하더라.. 나도 나랑은 관련 없는 얘기다 보니 전해 들어서 알았다.. 우리 애도 고등학교는 가야 하니.. 곧 후기고를 준비해야 할 텐데..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할지.. 고민스럽다.
아이는 집 앞 가까운 인문고를 간다고 하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집에서 가깝고 아는 친구들이 많이 가서라고 한다.. 하.. 정말 단순하구나. 거기 가서 너의 포지션이 어떻게 될 거 같냐고 하니 대답을 못한다.
열심히 해서 안된다면 그래도 응원해 주겠지만 정말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를 인문고로 보내야 할지.. 아니면 특성화고를 가라고 해야 할지.. 고민스럽고, 조심스럽다.. 엄마가 특성화고 가라고 해서 왔다느니 또 내 핑계를 댈까 봐 두렵기도 하다. 남들은 늦게라도 정신 차려서 공부해서 대학 갈 수 있으니 특성화고 가라는 말은 하지 말라는데.. 현실적으로 잘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
인생에서 공부가 꼭 정답은 아니지만 지름길이 될 수도 있고 아직은 학생이니까 공부를 해야 인생의 지혜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싫은 것도 할 줄 알아야 하고, 견디는 법도 배울 수 있고, 포기하지 않고 하는 끈기도 배울 수 있고, 무엇보다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다. 앞으로 성인이 되어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밑거름을..
그동안 많은 것을 해보았다. 와이파이도 끊고, 노트북도 없애고, 용돈도 끊어보고, 핸드폰도 정지시켜 봤다.
그런데.. 아니더라.. 항상 예상밖으로 튀는 아이라 정말로 예상밖의 일들이 벌어지더라..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차마 부끄러워서 다 표현하지는 못하겠다.. 그래서 포기. 지금은 다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아이 상태는 그대로다.. 학원을 안 가니 시간은 남아돌고, 할 일은 없으니 게임만 하고, 게임 안 하면 게임영상 유튜브, SNS.. 놀아야 하니 돈은 계속 필요하고.. 원하는 만큼 안 준다고 불만이 늘어가다.. 이제 빌려 쓰기까지..
나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
난 게임도 안 하고, 유튜브도 안 보는 사람이라 그렇게 하루종일 하라고 하면 그게 더 곤혹스러울 거 같은데..
이제는 대학은 고사하고, 고등학교 졸업을 목표로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끝이 있기는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