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글을 쓰기로 했다

by 수연행

작년에 브런치를 시작하고 매주 화요일마다 둘째 자라다 가는 시간에 글을 적었었다.

그 해 나의 아이들은 너무도 힘들었기에 글로라도 적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에...

원해서든 억지로든 매주 글을 쓰고 어떤 글은 브런치에 올리고 어떤 글은 노트북에 저장만 했었다.


올해는 둘째 자라다도 그만두고 담임도 안 하면서 작년에 억지로나마 확보되던 글쓰기의 시간과 동기가 사그라든 것이 사실이다.

첫 학년부장으로 3개월째, 이제 조금 적응이 되어가고 작년에 그렇게 힘들게 했던 아이들이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지나간 추억은 모두 아름답다'던가 그 아이들조차 지금은 정이 들어 애틋한 마음이 든다.


올해 1학년은 작년보다 살짝 나은 것 같다.

이런 말 하는 건 너무 조심스럽지만( 좋다고 하고 괜찮다고 하면 꼭 일이 생긴다고 하는....) 그래도 이제는 살짝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아이들 구성과 면면이 조금은 나은 거 같다고.


선생님들에게 해마다 힘들지 않은 경우는 없고 문제없는 경우도 없지만 학교마다 주된 문제의 종류와 원인 등은 다 다르다. 지금 학교는 '학폭 1위'라는 타이틀과 주변 임대아파트가 많아 어려운 가정환경이 많다는 등등 나름 이 학교가 힘든 원인을 분석해 보지만 답은 없다. 그냥 선생님들은 어느 지역을 가도 똑같은 선생님이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올해 1학년 담임선생님들 10명 모두가 하나같이 다들 너무도 열심히 시다. 각각 아이들 대하고 지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철저하고 꼼꼼하고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해주시는 담임선생님들을 보면 이 학교가 내 거도 아닌데 323명의 아이들이 진짜 내 자식도 아닌데 마치 내 자식 챙겨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늘 머릿속에 있고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문득문득 적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자주 든다.

하지만 막상 노트북 켜고 앉아서 글을 쓰는 공간과 시간이 참 애매하다.

학교에 있는 시간은 수업 준비나 업무, 상담 등으로 일단 정신이 없다.

퇴근 후엔 주부이자 엄마가 되어 아이 숙제도 봐주고 매일 저녁 식사 준비에 설거지에 빨래 등 하다 보면 씻고 책 좀 보다가 잠자기 바쁘다. 남들이 하는 미라클 모닝은 꿈도 못 꾼다. 잠이 부족하면 바로 몸이 아픈 나는 몇 번 따라 했다가 나에겐 꼭 자야 하는 일정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야 다음날 학교에서 열정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기에..

커피를 좋아해서 하루에 서너 잔씩 마시며 잠을 쫓고 더 열심히 바쁘게 살아보기도 했다. 그랬더니 속이 아프고 소화가 힘들어 안 그래도 소화기계통이 약하고 위염도 있었는데 상태가 더 악화가 되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핑계만 대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나에게 흘러 없어지는 시간이 언제일지 생각을 해봤다. 그게 바로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시간이었다. 예전엔 주말이니 억지로라도 늦잠 푹 자야지 했는데, 이젠 그 시간에 늦잠이 자지 지도 않고 가족들도 일찍 일어나지 않고 둘째는 일주일 중 토요일 오전만 텔레비전을 볼 수 있기에 엄마가 필요하지 않은 시간이다.


그래서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는 아침에 걷기 운동을 하고 하루는 1층 상가로 내려가서 스벅에서 글을 쓰자고 결심을 했다.


지금은?


오늘은 미뤄온 자동차 검사를 받으러 왔다. 차를 맡기고 다행히 근처에 좋아하는 카페가 있어 혼자만의 글쓰기 시간이 생겼다. 읽을 책도 하나 가져왔다.


은근...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그만두지 않고 앞으로 계속 쓰다 보면 '나'라는 인간이 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성장과 발전을 떠나 글을 쓰는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는 것 자체가 행복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