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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단 Dec 13. 2023

타이틀을 내려놔라

내가 가진 타이틀이 나를 규정하게 두지 말 것

 

 최근 들어 러닝머신 위에서 유튜브로 자기 계발 영상을 보는 것이 하나의 낙이 되었다. 어제도 여느 날과 같이 운동을 하면서 평소 무척이나 애정하는 드로우앤드류님의 영상을 하나를 틀어두고 운동을 했다. 구독자 '그린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에 대한 답을 건네는 내용의 영상 속 한 문장이 순간 내 생각을 정확히 관통해 버렸고, 그 여운이 길게 남아 오늘의 글에 남겨보려 한다.


 나 지금도 아무거나 할 수 있을 것 같아.
필요하면 고깃집 아르바이트 해야지.
내가 지금 당장 못 먹고 사는데 고깃집 알바를 왜 못해요?



  고등학생 때의 나는 꿈이 없었다. 졸업반 진학을 앞두고 희망 학과를 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고 결국 나는 여러 전공들 중에 가장 취업 걱정이 없다는 학과를 목표로 삼았다. 수능을 보고 나서 바로 그 학과에 지원했다. 그렇게 원하던 학과에 최초합으로 입학했고 4년 후의 나는 우수 졸업생이라는 타이틀을 받고 자랑스럽게 대학을 졸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입학할 당시의 나와 졸업할 때의 나는 내 전공을 향한 시선이 크게 달라져 있었다. 졸업을 한 달 남겨둔 나는 전공과는 관련이 하나도 없는 조금은 힘든 길을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만약 평생 이 일을 해보지 않는다면 지독하게 후회할 것 같았다. 결정적으로 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적어도 나 혼자는 먹고살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과감히 도전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시절의 선택과 근 4년간 영어 강사로 일을 했다는 사실에 일말의 후회도 없다.


 올해 나는 인생을 바치면서까지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끊임없이 생기는 삶은 참 행운인 것 같다. 그 일을 하는 순간만큼은 내가 완성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죽는 그날까지 계속하고 싶다. 지금의 내가 얼마나 이 일에 진심이냐면 나의 사지에 문제가 생긴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까지 이미 그 해결책까지 마련해 두었다. "나중에 충분히 발전해 있을 미래의 기술에 나를 맡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 길을 선택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도전하는 과정에서 금전적인 여유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끔은 그 사실이 꿈을 좇는 나를 움츠러들게 만들지도 모른다.


 인생을 바치면서까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꿈을 위해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할 돈이 필요하다면 뭔들 하지 못할까. 꿈을 좇는 과정에서 생계유지를 위한 일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행복할 듯하다.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으며 꿈과 함께 내 시간을 쏟을 수 있는 형편이 된다는 사실에 몇 번이고 감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세월이 결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해 갈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 처음 마주하는 당황스러운 순간에는 멘탈이 흔들릴지도 모른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그 순간을 내가 가진 문제 해결 능력을 시험해 보는 시간으로 여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 일이 적성에 맞는다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볼 인생일대 도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어떤 종류의 일이 되었든 어떤 자세를 가지고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자신의 일을 시간 낭비로 바라볼 수 있고, 누군가는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여길 수 있다. 어쩌면 그 시절에만 가능한 경험들이고 우연히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지도 모르니까. 그렇기에 돈벌이가 되지 않는 꿈을 좇는 나는 지금이 전혀 두렵지 않다. 세상에 돈은 벌 수 있는 방법은 많고, 나 자신이 굳게 믿고 있는 꿈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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