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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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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울 Sep 19. 2024

20240919목 감사일기

1. 어젯밤에 잠이 잘 안 왔다. 내일이면 출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뒤척이고, 자다가 깨고 그랬다. 출근하기 싫다는 나의 말에 짝꿍이 “애들 보러 간다고 생각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우리 반 아이들을 떠올리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직장에서 날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함께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아이들이 좋다는 건 참 행운인 것 같다. 직장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감사


2. 요즘 평소에 즐겨보던 드라마나 영화, 예능이 그렇게 재밌지 않다. 드라마를 보면 화가 나고 기분이 안 좋아진다. 영화는 너무 짧게 끝나서, 생각해 보니 원래도 별로 안 좋아했다. 예능은 재밌어서 보기보다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보는 느낌이다.

 그런데 근래에 갑자기 책 읽는 것에 꽂혀서 이번주에 벌써 책 세 권을 완독 했고, 네 번째 책도 절반이나 읽었다. 지금 읽는 책은 내용을 정리하며 읽는다고 시간이 좀 걸리고 있지만.

책은 장르도 다양하고 종류도 많아서 골라보는 맛이 있고, 한 권을 다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드라마에 비하면 짧고, 무엇보다 시끄럽지 않아서 좋다. 내가 열고 싶을 때만 열리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에,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세상에 산다는 것에 감사


3. 우리 반 아이들이 연휴를 보내고 와서 그런지 다들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다. 얼굴은 부어있고, 목소리는 평소보다 힘이 없었다. 그래도 오늘 하루 큰 말썽 안 부린 행복이들에게 감사


4. 학교는 회식도 사비로, 간식이나 물도 사비로 사 먹어야 하는 곳이다. 내돈내산 회식과 간식이라니. 다행히 우리 학교는 교무실에 얼음 정수기가 있다. 학생들과 담임교사가 있는 2층에는 정수기가 하나도 없고, 교장실과 행정실과 교무실은 1층에 붙어있으면서 정수기가 각각 하나씩 있다. 무더운 여름이면 얼음물을 두세 번은 뜨러 가야 하는데, 교무실은 너무 멀다. 그래도 대용량 텀블러와 함께여서 아침에 뜬 얼음물이 퇴근 때까지 남아있다. 얼음정수기가 있어서, 큰 텀블러가 있어서, 물을 마실 수 있어서 감사


5. 읽고 있는 책에서 ‘스트레스 일기’와 ‘감사 일기’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감사일기를 쓰면 좋다는 내용이 있었고, 이미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는 게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어쩌면 난, 감사 일기를 쓰며 스트레스 관리를 해왔을지도? 오늘 같은 날은 감사일기로 쓸 내용이 너무 없어서 좀 힘들지만, 일상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고 느낀 걸 겨우겨우 찾고 나면 그래도 나름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발적으로 감사일기를 쓰고 있는 내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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