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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판도 Jun 02. 2024

식당의 탄생

37. 선한 영향력에 관한 이야기 5

  개점휴업. 

어제 토요일 점심에는 이상하리만치 손님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 있었지요.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책 제목부터 대놓고 돈타령이니 살짝 경박스럽게도 여겨지지만 이 책 정말 괜찮습니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에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진정한 성공이란 극심한 경쟁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내 활동을 마음의 평화에 맞추는 것이다."

- 나심 탈레브

 


  이런 말도 나옵니다. 


  "나는 부자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독립성을 갖고 싶었다. 

- 찰리 멍거



  "나에게 독립성이란 일을 그만둔다는 뜻이 아니다. 원할 때 원하는 동안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뜻이다."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은 행복을 가로막는 보편적이고 강력한 장애물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말 중 가장 강력한 한 마디를 다시 반복하겠다. 당신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돈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 모건 하우절



  제게는 너무나 간절한 말이라 다시 한번 ;


  "당신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돈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어제는 참 웃기는 하루였습니다.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을 읽으며 텅 빈 가게를 지키는 모순이라니.






  우리 동네 선한 가게


  식당을 하면서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된 것은 행운이랄 수밖에 없습니다.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먹고살 수 있음에 또한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일요일의 평화로운 휴식도 일하기에 가능한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아가 주변을 돌아볼 수 있도록 마음도 열심히 일깨우겠습니다.


  마음이 깨어나서 움직여야 비로소 할 수 있는 일이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마음이 닫혀 가난한 자는 결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을 테니까요.


  남을 돕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돕는 행위라는 것을 식당을 하면서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책을 나누고 사랑의 열매에 기부를 하고 성금을 모금하여 이웃을 돕는 일련의 행위 자체가 결과적으로 저를 이롭게 하였습니다.


  2021년 초, 지역 주민센터로부터 구민 표창을 받았습니다. 우리금융그룹에서 주최한 우리동네 선한 가게에 선정되어 소정의 지원금을 받고 우리은행을 통해 가게 홍보도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저희 가게가 평소 이런 일들을 하지 않았다면 선정 자체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새삼 일상의 행동과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 주었지요. 항상 선한 마음으로 세상과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마음, 어렵더라도 나보다 더 어려운 누군가를 돕겠다는 마음, 그런 마음만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개업 6년 차에 접어든 현재, 제게 있어서 선한 영향력이란 과거의 유산일 뿐입니다.

지금의 나를 들여다봅니다. 선한 영향력이란 미명 아래 제가 행한 일련의 행동들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부도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도가 사악하지 않았으며, 주변에 끼친 결과 또한 나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왜 지속하지 못했을까? 왜 포기했을까? 물론 저를 위한 변명은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는 게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들지만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그래야만 사는 게 후련할 것만 같습니다.



  소상공인을 도와주는 멘토로부터 들은 말이 있습니다. 


  "기술 전수를 해주려 가게를 찾으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점주들 모두가 창살 없는 감옥처럼 점포 속 개구리가 되어 세상과 담을 쌓고 세상 일을 모르고 단순하게 반복되는 일속에 파묻혀 지낸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짐합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떠야 한다. 그리고 일을 손에서 놓는 날까지 세상과 소통하며 최선을 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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