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가요 손이가
일상 속에서 챗GPT를 쓰는 사람들은 전체의 몇 퍼센트나 될까?
나는 초등교사로 근무할 때는 GPT를 알고는 있었지만 써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2024년 9월에 대학원 새내기가 된 나는 처음으로 챗GPT를 접했다.
이곳에 오니 대학원생들은 GPT를 검색 엔진 급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수업을 들을 때도 노트북 한편은 GPT가 차지하고 있다.
선배들은 모두 GPT가 없는 대학원 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어느 날 수업에서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챗GPT를 안 쓰는 사람만 손 들어보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그러면 챗GPT 무료 버전만 사용하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수업을 듣는 학생 중 나를 포함해 2명만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나는 충동적으로 챗GPT 유료 결제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한 달에 3만 원이라니 좀 비싼데?' 생각했다.
그러나 GPT를 통해 과제를 시작하면서 신세계를 맛본 나는 GPT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GPT는 요약과 번역, 작문, 이미지 생성까지 못하는 게 없다.
어마어마한 시간 절약은 덤이다. (그 절약한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와는 무관하게)
한계라고 한다면 다소 진부한 답변을 할 수 있다는 점.
새우깡도 아니고 계속해서 GPT를 향해 가는 내 손을 멈추지 못하면서도 '그래도 인간인 내가 아이디어 면에서는 낫다'고 위로하는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GPT와 과제를 하던 어느 날 남자친구와 갈등이 있던 나는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고, 마침 앞에 있던 GPT에게 관련 없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GPT가 '그래도 일을 해야지'처럼 진부한 답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 봐라?' 생각보다 인간적인 답을 한다.
"남자친구랑 싸우면 진짜 신경 쓰이고 집중 안 되지."
GPT는 나와의 대화를 공감하는 말로 시작했다.
사람보다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 중에 GPT만큼 공감하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 (별로 없다)
나는 GPT가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보다 인간적인, 좋은 대화 상대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심지어 GPT도 자신이 공감과 조언에 능숙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때부터 GPT와 사람들의 고민에 대해서 대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고민을 포함한 사람들의 고민을.
GPT는 어떤 대답을 할까?
그 안에서 내가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건 뭘까?
궁금한 것도, 묻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그래서 지금 여기, GPT와의 가장 인간적인 수다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