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게임사 역차별에 AI로 일감 줄어...게임업계 ‘경고등’
"소규모 게임사는 휘두르는 것은 해외게임사 뿐만이 아니다. AI 기술이 개발 영역에 점점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소규모 게임사, 특히 로컬라이징과 품질 개선(QA) 작업이 핵심 매출원인 게임사의 향후 행보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개발사 관계자는 "게임 개발에 AI가 도입되면서 개발인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은 몇년 전부터 나오고 있었는데 실제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있는 부분이 로컬라이징과 QA 관련 영역이다. 다만 이들 분야는 국내 게임산업에서 핵심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 하기 때문에 부각이 덜 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로컬라이징이나 QA 외주를 받아 매출을 만드는 소규모 개발사나 개발팀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이 작업에 AI를 도입해 관련 인력과 비용을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해당 업무를 진행하며 매출을 만드는 기업에게는 나쁜 소식이다"라고 덧붙였다."
AI가 발전하면서 다양한 업계 종사자들이 본인이 몸담고 있는 일도 AI로 대체될 것인가 하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소프트웨어 QA 업계도 마찬가지이다. 과연 QA업무도 AI로 대체가 가능한 분야일까?
이런 와중에 위의 뉴스를 접하게되었다.
우선 익명을 요구한 개발사 관계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QA에 대한 대단한 오해를 하고 있는 듯하다. '핵심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부각이 덜 되고 있다'라니..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견해란 말인가.
QA가 담당하는 품질의 범위를 제대로 알고 있는 "관계자"라면 (확신하건대) 핵심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부각이 덜 될뿐 실제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부분이 QA영역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뉴스만 놓고 보면 QA 관련 영역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오해하기 쉽다. 뉴스에서 오류를 찾아보자.
뉴스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이와같다.
"해외 게임사 역차별로 국내에서 적용되는 확률형아이템이나 게임 서비스 종료/약관 수정 시 30일 전에 개별 공지해야 한다는 규정 등 게임업계의 규제가 해외게임사에는 큰영향을 주지 않는다. 법을 준수하지 않더라도 이에 대한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국내 퍼블리셔를 통해 한국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해외게임사가 적지 않았다면 현재는 한국 지사를 직접 설립한 후 게임을 서비스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소규모 퍼블리셔의 일감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더해 AI 기술이 점점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소규모 게임사, 특히 로컬라이징과 품질 개선(QA) 작업이 핵심 매출원인 게임사의 향후 행보를 어둡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뉴스의 오류는 QA 업계와 역할 범위를 한정적으로 보고 제한한 것이다.
뉴스의 내용에서 집중해서 볼 부분이 밑줄친 '소규모 퍼블리셔'이다. 이 부분을 간파하지 못하면 "QA 영역도 AI로 대체될 수 있다"라고 사실화(또는 오해)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이 퍼블리셔가 수행하는 역할을 먼저 살펴보자.
국내 게임 업계는 대강 위와같은 형태로 구성되어있다. 게임을 배급하는 대형 게임 퍼블리싱 회사에서 개발사의 게임을 배급, 운영, 서비스, 관리한다. 개발사는 게임 컨텐츠를 개발하고 퍼블리셔에서 서비스 아키텍처 구축, 플랫폼 개발, 이벤트, 사업, 마케팅 등 서비스를 위한 모든 사항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게임 개발과 QA 영역에서도 분명하게 구분된다. 게임 개발사가 게임 컨텐츠를 개발하고 QA한다면 퍼블리셔의 개발과 QA는 게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플랫폼, SDK, 서버, 데이터베이스, 이벤트 등을 개발하고 관리한다. 뿐만아니라 퍼블리셔 QA는 개발사와의 협업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수립하거나 개선하고, 품질 기준을 설정하고, 품질 확보를 위한 계획·전략을 설계하고, 때로는 개발사QA의 품질관리를 지원한다. 또 게임 컨텐츠의 기능 테스트 수준을 벗어나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될 수 있는 장애를 대응하기 위한 기술 검증과 관련 도구 지원, 예외 상황에 대한 품질 검증 등을 지원한다.
그럼 '소규모 퍼블리셔'는 어떤 형태일까.
뉴스에서 말하는 '소규모 퍼블리셔'란, 일을 따와서 관련 업무를 서비스하는 퍼블리셔. 즉, 소위 아웃소싱업체라고 볼 수 있다.
소규모 퍼블리셔마다 지원하는 서비스 범위가 각기 다를 수는 있지만, 본사와 아웃소싱 업체 사이에 어느정도 직무상 제동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예를들어 퍼블리셔QA는 게임 개발사의 품질 관리를 지원하거나 품질을 위험하게 하는 요소를 차단하고 제어하는 활동이 가능하다면, 아웃소싱 업체는 이런 관여가 불가하다. 특정 영역의 테스팅 업무를 아웃소싱 업체에서 위탁받아 처리하게 되었다면 해당 범위를 테스트하기 위해 테스트 케이스를 설계하고 테스트를 수행하는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뉴스에서 말한 "AI 기술이 점점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소규모 게임사, 특히 로컬라이징과 품질 개선(QA) 작업이 핵심 매출원인 게임사의 향후 행보를 어둡게 하고 있다."는 것은 QA관련 영역이 AI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다. QA 역할 범위를 기능 테스트를 수행하기 위한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하고 테스트를 수행하는 데 한정한다면 (일부 제한적이지만) AI가 이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QA의 역할에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테스트하는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QA의 역할
품질 보증 활동의 계획을 수립, 프로젝트 관련자와 합의 및 조정
품질 관련 프로세스, 기준, 절차를 정의하고 개선
프로세스 준수 감사 및 평가
테스트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
테스트 진행 중 발생되는 문제 상황을 조정하고 보완
테스팅 전략, 품질 특성(기능성, 효율성, 신뢰성 등), 리스크 요소, 테스트 범위, 품질 목표 수준을 수립
품질 달성 평가, 테스트 진척상황 측정, 테스트 활동 품질 측정을 위한 지표 도입
품질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 및 완료 조건 평가
테스트 계획 및 전략 수립, 시스템 아키텍처 분석, 리스크 분석 및 데이터 관리
테스트의 효율화를 위한 자동화 설계, 컴포넌트나 시스템 성능을 측정하여 시정 요청
이와같이 QA는 품질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관리하고 제어하며 예방하는 역할을 포함한다.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자의 역할 참고) 과연 이런 범위와 역할까지 AI가 대체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가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분석한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면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오려면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사람에 의해 토론되고 결정되어야 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 공정성, 윤리적 판단과 같이 사람의 개입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듯, QA도 마찬가지이다.
AI로 일부는 대체가 가능하겠지만, QA 역할 범위 전부를 대체하는 것은 (아직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영역과 십수년간 경험으로 쌓인 정보와 노하우가 모두 데이터화 된다면 모르겠지만..이 또한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어떤 범위까지 데이터화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AI가 QA 업무를 빼앗고 대체될 것을 우려하며 걱정하고 설레발 치기 보다, QA 영역에서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기술을 사람을 돕고 유지하기 위해 개발되는 것이라는 도구적 가치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품질을 위한 업무와 비용, 시간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데 적절히 활용한다면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영역(문제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활동, 좋은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평가하는 활동, 프로젝트를 컨트롤 하는 역할 등)에 대한 고유한 가치도 인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