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생의 교환학생 경험담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이 좋았다.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 나가면 한국으로 얼른 돌아오고 싶었고 한국에 있는 내 집, 아빠, 집 앞 공원, 베란다에서 키우던 달팽이들이 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느끼던 안정감이 좋았고 내가 다른 사람들 속에 묻혀서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이 편했다. 내가 영어 발음을 다른 미국 친구들처럼 하고 있는지 신경을 써도 되지 않았고 엄마가 오늘 싸준 런치박스에 혹시라도 미국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는 향이 나진 않을까 걱정을 안 해도 되었다. 굳이 친구들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지 않아도 한국에는 자연스럽게 친구들 무리에 어울렸지만 미국에서는 내가 많은 노력을 해야 소수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반면, 내 동생은 한국에 돌아오면 미국에 다시 가고 싶어 했고 대학생이 된 지금도 미국에서 계속 지내고 싶어 하고 타지의 생활을 즐긴다. 거의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온 우리지만 너무 달라 신기하다. 어쩌면 나보다 더 어렸을 때 미국에서 살았던 경험을 가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더 적극적인 성향을 가진 동생은 미국 문화와 나보다 더 잘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이 주는 안정감이 좋았지만 나는 미국에서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내 comfort zone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소극적인 성격이 나쁜 건 아니지만 나한텐 항상 콤플렉스였기에 이런 나의 성격? 성향?을 극복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도전은 스페인에서의 대학교 여름학기를 듣는 것이었다. 내 대학교 친구들 중에는 내가 참여하는 여름학기를 듣는 친구들도 없었기에 아예 모르는 친구들과 타지를 떠나 또 다른 타지에서 8주 동안 스페인에서 수업을 듣게 되었다. 미국에서 스페인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내 도전의 첫걸음을 내딛는 두려움이 섞인 성취감, 가서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그 당시 남자친구와 처음으로 하는 장거리 연애, 처음으로 가보는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 등... 이 도전을 고민하다... 결심하고 한걸음 내딛는 이 과정에서 나는 한 뼘 정도 성장한 것 같다.
스페인에서 나는 꽤 행복했다. 서툰 스페인어로 버벅거리며 말해도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들, 어디를 봐도 책에서 방금 봤었던 것 같은 거리의 풍경들, 내가 항상 좋아하던 교수님과 많은 시간을 함께한 8주, 이전에 대학교에서 몰랐던 다른 전공의 친구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먹고 공부하고 경험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힘들게 결정한 내 도전에 대한 보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모든 도전이 좋은 기억만 남기진 않는다. 어떤 도전은 실패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값진 경험이라고 난 생각하기에 이 경험을 하고 난 조금 더 자신 있게 새로운 도전들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다!
학교를 졸업한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사회에서도 더 큰 도전들을 하며 살고 싶다.
글을 쓰면서 이 당시 느꼈던 기분을 되새기며 내일 출근 또한 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