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시선
이번 수업은 오늘 여기서 한다
이 과목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과목을 들어도 된다
모든 과목을 들어봐도
마음에 드는 수업이 없으면
이 곳에 꼭 다니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어쨋든
어디서든
어느 누구에게라도
그 무엇이든
배울 것이다
배우기로 마음 먹는다면
시궁창에 처박혀도
꽃밭에 드러누워도
똑같이 배울 것이다
시궁창이 냄새가 나서 배울 게 없다고 하면
꽃밭에서 나는 향기에도 취하는 그 뿐이다
그때 그 수업과 선생님 친구들
학교가 그리워지면
다시 돌아와도 된다
시궁창 냄새에 대한 기억조차도
아무 것도 애써 배우지 않아도 된다
꽃밭의 향기에 그저 취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