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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우소 Jan 09. 2024

케미

일상시선

나는 사방으로 흩날리고 너는 진득했지

오랜 시간을 이리 치이고 저리 받히며 뒤섞인 뒤엔

언제 그랬냐는 듯 둘이 서로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마침내 누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는

매끈매끈 말랑말랑 쫀쫀한

한 덩어리의 반죽이 되었지


그렇게 한참을 따뜻했는데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뜨거워지더니

부풀어 오를대로 올랐다가

더 이상 참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 순간

코 끝이 찡하도록 향기로운 새 생명을 얻었네


그 향기를 맡았을까

그렇게 원한다면 한 입 베어물어도 좋아

하얗게 드러난 대낮같이 환한 이가

덩어리째 산산조각 바스러뜨리고 싶었던 맛

모르긴 몰라도 달콤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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