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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튀소 Nov 21. 2024

3부. 인상적인 1년을 뒤로하고

인턴 생활을 마무리하며

    

나만 없어 고양이


    어느새 인턴 생활도 반환점을 돌고 있었고 첫 프로젝트가 끝나기가 무섭게 일주일 뒤 두 번째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달랐다. 사수 PM분이 대기업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바람에 PM보조 격에 포지션이었던 첫 번째 프로젝트와는 달리 전체적인 스토리보드 작성, 클라이언트와의 업무 조율 등 상당 부분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인턴에게 이 정도로 맡겨도 되는 건가 라는 의문과 걱정이 들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건 기회야..

    두 번째 프로젝트는 의대/간호대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모의고사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쇼핑몰 때보다 프로젝트의 공수가 큰 건이었다. 이때 처음으로 협업툴인 슬랙(Slack)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프로젝트 히스토리를 추적하는 데에 굉장히 용이하였고 일단 어느 정도는 카톡과 전화로 소통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전 프로젝트를 할 때 있었다면 막바지에 그런 소동은 없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슬랙을 사용하며 다시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아무튼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중간중간 미숙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기획단에서의 업무가 완료가 되었고 디자이너(외주사)를 거쳐 개발팀으로 넘어가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아 이번엔 문제없이 끝나겠구나~" 라며 안심하고 있던 순간 역시 금기어의 효과는 굉장했다. 1차 개발 완료 후 예정된 QC에서 제대로 일이 터졌다. 개발자 한 분이 잠수를 타버렸다. 


    그분은 학업과 일을 병행하시며 재택근무를 하시던 분이었다. 가끔 연락이 안 되는 일이 있긴 했지만 늦더라도 답장을 주셨고 업무 속도가 느리지만 그것 또한 학업을 병행하느라 그런 것이라 이해했다. 그런데 이번엔 잠수를 타버리시면서 맡으신 파트의 전부를 펑크 내었던 것이다. 결국엔 급한 건 다른 분들이 어떻게든 작업을 하셨고 난 애타게 그분의 연락을 계속 기다렸다. 결국 연락이 두절되며 자연스럽게 퇴사로 이어진 것은 이후의 이야기이다.


잠수.. 잠수는 안된다..

   결국은 PM인 내 잘못이었다. 물론 사건의 주원인은 잠수 탄 그분이었겠지만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인원 관리를 소홀이 한 것은 분명한 책임소재가 있었고 엄청난 비판(비난에 가까운)을 받게 되었다. 그 뒤로 프로젝트 완수금을 받는 마지막까지 강박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발 일정을 체크했던 것 같다. 일부 개발자분들에게 인턴 주제에 뭘 안다고 그렇게 관여를 하냐라는 식에 시선도 느꼈지만 어쨌든 맡겨진 일이었으니 최선을 다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소 프로젝트 일정이 늘어지긴 했지만 이번엔 별 탈없이 완수금을 받고 프로젝트가 종료되었다. 동시에 회사에서의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계약이 만료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지나간 1년이었고 많은 사건 사고와 동시에 크게 성장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마쳐야 하는 순간이었지만 또 다시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4부에서 계속..


1부. 사학과 전공생이 IT PM이 된 이유_https://brunch.co.kr/@hwang1401/4

2부. 정신없는 첫 직장생활_https://brunch.co.kr/@hwang1401/5

3부. 인상적인 1년을 뒤로하고_https://brunch.co.kr/@hwang1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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