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 IT업계에 관심이 생겼을까
나는 한국외대 인문과학계열 중에서도 사학과 전공생이었다. 우리 과의 여러 선배들, 동기들 그리고 후배들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은
사학과 졸업해서 뭐 먹고사냐
물론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기록학 교양 수업 하나를 듣게 되었는데 과제 중 하나가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기반으로 기록 디지털 아카이브 웹사이트를 하나 만드는 것이었다. 노코드 툴로 제작하는 것이었지만 처음엔 그것도 정말 살면서 처음 해보는 것이라 막막했다. 그러나 적응이 어느 정도 된 이후로는 머릿속에 있는 것을 화면 속에 구현하는 것이 너무 재밌고 정말 나에겐 새로운 충격이었다. 한마디로 내가 설계한 대로 웹사이트가 작동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고 놀랍게도 이것이 고민했던 "뭐 먹고사냐"의 답이 될 것만 같았다.
즉시 홀린 듯이 휴학을 하고 IT 관련된 직무를 싹 다 리서치를 했었다. 결국 선택한 것은 기획 직무였는데 이유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되기엔 전문 지식과 기술이 지나치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기획자가 되는 것도 쉬운 일이 절대 아님을 깨닫게 된다.
결정을 한 이후로는 관련 서적과 인터넷 강의로 몇 달간 독학을 했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한 후 나는 우매함의 봉우리 최정상에 등반한 상태였다. 잡다한 온갖 지식들을 머리에 넣은 이론만큼은 완벽한(본인 나름) 상태가 되었다고 큰 착각에 빠진 상태였다. 따라서 이제 봉우리를 내려갈 일만 남았었다.
그렇게 나름대로 준비한 자기소개서와 엄청난 자신감과 함께 웬만한 PM 직무 인턴 채용 공고에 모두 지원했으나 결과는 당연하게도 처참했다. 중소/중견/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전공자도 아니며 직무 관련 활동이라고는 개인프로젝트 몇 개를 빼곤 없는 나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수강했던 아카이브 교양 강의 교수님에게 메일을 보내 나의 상황과 이루고자 하는 바를 장황하게 말씀드렸다(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없는 짓이었다). 나의 노력이 가상했는지 교수님은 아는 웹에이전시를 소개해주겠다고 하셨고 정말 기적적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그동안에 노력이 배신은 하지 않는지 1년 인턴 계약직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2부에서 계속..
1부. 사학과 전공생이 IT PM이 된 이유_https://brunch.co.kr/@hwang1401/4
2부. 정신없는 첫 직장생활_https://brunch.co.kr/@hwang1401/5
3부. 인상적인 1년을 뒤로하고_https://brunch.co.kr/@hwang14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