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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흠 Feb 06. 2024

주짓수를 포기하게 만드는 KO 펀치들(1)

배워도 배워도 날아가는 기술들

주짓수를 배운지도 몇개월이 흘렀다. 아직도 배워야할 기술이 산더미인데 좀 처럼 실력이 느는 것 같지가 않다. 주짓수 기술 ! 그래! 좋은거 안다 ! 근데 머리에 , 몸에 남 아야 그것도 좋은거지 배워도 배워도 자꾸만 날아가는 기술들..이미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문한 사람 중 10에 8명은 체육관을 그만뒀다. 보통 3개월을 기점으로 많이들 그만두는 것 같았다. 벌써 슬럼프가 왔다고하면 웃기겠지만 좀 처럼 늘지않는 실력에 답답하고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기분이다. 흠관장님께 연락을 드려볼까 말까 핸드폰을 들었다놨다를 반복했다. 이대로 가다가 주짓수를 그만둘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것보다는 염치없지만 다시 한번 도움을 얻고자 전화를 걸었다.


"기술 습득이 안되어 답답함을 느끼시는군요 이 때문에 많이들 좌절 한다는 걸 압니다. 너무나 잘 압 니다. 저도 그랬었고 저의 관원들도 항상 하소연하는 문제 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지난 번 얘기했던 커리큘럼의 문제 입니다. 매번 새로운걸 배우고 수업도 체계가 없이 이 기술 저 기술 중구난방으로 가르치는 지도자의 문제 입니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습니 다. 그냥 배우거나 (어쨌든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릴 뿐 숙달이 되긴 됩니다.) 체육관을 옮기는 수 밖에... 그 다음 문제는 자기 자신한테 있습니다. 지금부터 가슴에 손을 얹고 그 날 배운 기술을 몇 번이나 연습 하는지 생각 해봅시다. 보통 기술 연습 시간에 두 세번 많게는 10번 정도 연습 할 겁니다. 여러분이 만약 영어단어를 외우는데 10번 정도 쓰고 말한다고 그 영어 단어가 완벽히 외워질까요?? 그 후 한 달 아니.. 일주일만 지나도 그 단어는 잘 생각이 안 날 겁니 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깜지 수준으로 계속 반복해서 쓰고 쓰고 또 씁니다. 그래야지만 외워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4시간만 지나도 60% 이상은 까먹는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재밌는 실험이 있는데 어떤 한 실험에서 뉴런 세포가 서로 연결되는 시간을 실험 해봤습니다. 보통 학생들이 주5일 공부하고 주말 2일은 공 부를 안 하니까 5일동안 학습을 시키고 2일은 학습을 멈추 어 봤습니다. 그랬더니 5일 동안 학습을 할 때는 뇌의 뉴런 세포들이 조금씩 조금씩 서로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 일을 쉬니 뉴런이 다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5일을 학습하니 뉴런이 다시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6개월을 반복하니 그제서야 뉴런이 완전히 붙고 학습한 내용을 뇌에서 완전히 받아 들였다고 합니다. 주5일을 매일 학습하는데 도 6개월이 걸리는데 주2일 주3일 운동하면 과연 얼마나 걸려야 완벽히 학습이 될까요. 한번 완전히 연결된 뉴런은 쉽사리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야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면 조금 쉬어도 쉽게 까먹지 않고 다시 하면 그래도 곧 잘하게 됩니다. 어릴적 배웠던 자전거를 성인이 되어서 다시 타도 잘 타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겁니다. 이렇듯 주짓수를 처음 입문한 사람들은 아직 주짓수 세포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짓수를 하지 않는 시간에 자꾸 세포들의 연결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최소 6개월은 꾸준히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꾸준히 수련하 기를 바랍니다. 머리 속 주짓수 세포들이 연결될 시간을 줍시다. 어느 정도 수련을 하다 보면 다시 막히는 시기가 옵니다. 사람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누구나 옵니다. 흰자씨만 오는게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때를 슬럼프 또는 주태기(주짓수 권태기) 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슬럼프를 부정적인 키워드로 받아들입니다. 왜냐면 하던 기술이 안되고 답답한 마음이 들고 뭔가 턱 막힌 것 같은 감정을 표현할 때 보통 슬럼프라고 얘기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슬럼프라는 키워드를 감정적인 표현이 아닌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 보면 어떨까요. 사람의 모든 실력은 계단식으로 향상 됩니다. 처음 입문 했을 때는 조금씩이지만 그래도 늘어가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정체기에 접어듭니다. 이 구간이 계단에서 수평 구간 입니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이 구간을 견디지 못 하고 포기 합니다. 그러나 수직 구간만 계속 된다면 그걸 계단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계단엔 수평 구간도 반드시 필요 합니다. 수평 구간이 지나면 반드시 위로 올라가는 수직 구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계단을 오를 때 반드시 계단의 수평 구간을 밟아야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 다. 그렇다면 이 수평 구간을 어떻게 잘 지나갈 수 있을까요?? 머리로는 알아도 답답한 마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 수평 기간이 필연적으로 오는 것 이고 누구에게나 찾아 온다는 것을 인지 하는 것부터 시작 입니다. 사람은 확인 되지 않는 것에 더 강한 공포를 느낍니다. 밤 늦게 이상한 소리가 들려 옵니다. 무서운 마음에 조심스레 확인을 해보니 커튼 조절 끈이 바람에 날리며 벽에 부딪히는 소리 입니다. 이렇게 확인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은 확인되고 인지 되는 순간 별 것 아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마다 각자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저의 경험으로 조언을 해준다면. “일단 한가지만 파라.” 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내가 지도하는 관원들도 슬럼프가 왔다는 고민을 정말 많이 얘기하는데 그럴 때 마다 한가지만 파라 는 조언을 많이 해줍니다. 제가 예전 20대 초반에 무에타이를 배울 때 잘 되던 쨉이 어느날 하나도 맞지 않았습니다. 샌드백을 쳐도 뭔가 찜찜 한 기분이 계속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 때 선수들의 다양한 기술들을 보고 따라 해보기도 했는데 여전히 잘 풀리지 않 았습니다. 이것 저것 생각하니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 쨉만 주구장창 연습을 했습니다. (극진가라데 최배달 총재님의 명언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 시기가 지나고 나서 스파링을 하는데 갑자기 내가 뻗으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몸이 먼저 반응해서 좋은 타이밍에 팔이 뻗어졌습니다. 마치 무의식이 “지금!” 이라고 외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때 이후로 슬럼프라 생각되는 구간이 오면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가지만 팠는데 늘 그렇게 수평 구간을 잘 지나오고 발전했습니다. 관원들 중에도 이러한 조언을 해주면 잘 따르는 관원이 있는 반면에 들을 때만 그런가 보다 하고 조언을 따르지 않는 관원들이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본인 마음이지만 결과를 보면 늘 조언을 따랐던 관원은 한단계 더 발전을 하였고 그렇지 않은 관원은 어김없이 잠시 운동을 쉰다고 하고 떠났습니다. 그런 사람은 영원히 다음 계단 을 밟아보지 못 할 겁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보통 다른 분야에서도 수평 구간을 만나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 니다. 끈기도 연습 입니다. 한번 두 번 수평 구간을 밟고 올라가 발전을 경험 해본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어려움을 맞딱 뜨렸을 때 어려움을 잘 극복 해 갑니다. 그러니 주짓수 라는 좋은 도구를 통해 운동 뿐만이 아닌 어 려움을 극복하는 끈기도 함께 배워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일상 , 다른 분야 에서도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여기서 잠시 성공에 대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성공학의 대가인 얼 나이팅게일은 7년 반의 시간 동안 성공이란 무엇 인가를 연구했고 성공에 대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성공이란 가치있는 이상의 점진적인 실현” 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 문장을 보고 ‘음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도 있지만 단어를 하나 하나 따지고 생각해보면 뒤통수를 맞은 듯 띵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ㅎㅎ) 먼저 ‘점진적인’ 이란 사전적 의미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 가는 것 , 중대성과 강도가 갈수록 커 짐’ 을 의미하며 ‘이상’ 이란 ‘우리의 자아를 사로잡는 매혹적인 아이디어’(작가 제임스 앨런의 정의) 이며 ‘실현’ 이란 ‘꿈, 기대 따위를 실제로 이룸 , 더욱 구체화 됨 을 의미’ 합니다. 즉 성공이란 ‘우리의 자아를 사로 잡는 아이디어를 점점 더 확장 시켜나가 구체화 시키는 과정’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성공의 의미는 끝 , 종착점을 의미 하는게 아닌 계속 해서 나아가는 것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을 하나의 끝 맺음으로 생각하고 정의한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고 공허함과 우울증에 빠진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주짓수로 돌아와서 기술의 성공, 승급의 성공, 시합에 서의 승리 등은 끝, 종착점이 아닙니다. 계속 계속 나아가는 과정에서 한 계단 올라간 것 뿐 입니다.  실제로 제가 블랙벨트를 받았을 때의 느낌을 말씀 드리면 “아 이제 시작이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블루벨트 , 퍼플벨트 때 까지만 해도 블랙벨트를 받으면 뭔가 다 이룬 느낌, 끝난 느낌을 받을 줄 알았는데 참 신기 했습니다. 저에게 블루벨트를 준 스승님은 제가 블루벨트일 때도 블랙벨트 였으니 저는 블랙벨트 중엔 화이트 벨트나 다름 없습 니다. 그러니 하나의 목표를 달성 했다면 마음껏 기뻐하고 다시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세요. 성공엔 끝이 없습니다"


많은 지도경험에서 오는 조언인게 느껴졌다. 답답한 마음이 많이 사라졌다.

처음 주짓수를 시작 했을 때는 '새로움'과 '흥미'가 높았고 '어려움' 또한 같이 높았다. 시간이 지나자

새로움과 흥미는 점점 낮아지고 익숙함과 지루함이 찾아왔다. 하지만 하나 깨달은 것은 어려움 또한 낮아졌다는 것이다. 어느세 익숙해지고 편해졌다. 이 과정을 우리는 '숙달' 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새로움과 흥미가 처음 같지 않다고 생각하지말고 숙달,발전에 집중한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좋은 원동력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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