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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in my tour bag

혹시..일지도 몰라 병에 걸린 불안증 연주자의 공연 여행짐.


공연을 다니려면 챙겨야 하는 짐이 많다.

옷은 없으면  덜 입으면 되고,

부족한 물건은 현지에서 사면되지만

대체가 불가능한  공연 필수품들은

투어 가기 며칠 전부터 당일 아침까지

몇 번을 챙기고 또 챙긴다.   



1. 베이스 기타

가장 중요한 필수품.

나의 악기는

Spector EURO5 Classic.


처음 뮤지션스 클럽의 대표님께서 악기사진을

보내주신 순간부터

첫눈에 반해버린 쉘 핑크의 베이스.


예쁜 아이에겐 예쁜 옷을 입혀줘야 한다는 생각에

Moody사의 Hippie Leather Pink 스트랩을

달아주었다.

(물건을 하나 사면 아주아주 오래 사용하는 내 특성상

과장을 조금 보태 음악 인생동안 산  모든 기타 스트랩을 합친 것 보다도 비싼 스트랩 일지도 모르겠다.)


비싼 값을 하는지 장시간공연으로 인해 오는

공연다음날의 어깨 담 걸림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ㅎㅎ


그리고 기타 케이스.

하드케이스가 튼튼하다고 하지만

항공 운송 중 파손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도 종종있고,

정말 정말 무지막지한 무게와

어깨에 짊어질 수도 없다 등의

수많은 단점들이 있기 때문에,

케이스는 소프트케이스인 MONO 사의

M80 Bass Guitar Case를 사용 중.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내부에는 늘 완충제를

넉넉하게 채워 넣는 편이다.




2. 이펙터 보드

공수래공수거,

짐 없이 사는 인생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 이건만,

이상하게 점점.. 무거워져 가는 나의 이펙터 보드.


왼쪽상단부터 반 시계 방향으로

페달튜너 PolyTune 3 Mini-

A3의 프리앰프 J -

A3의 볼륨페달-

Origin Effects의 컴프 Cali76 Compact Bass-

A3의 프리앰프 J-

Tony's BenderTool Junior -

마지막 오른쪽 상단이 NEVE의 다이렉트 DI


**해외공연에서 현지에서 대여한

볼륨페달 때문에 몇 번 문제가 있었다 보니  

볼륨페달도 꼭 챙겨가야겠고,

프리앰프도 원래는 한대만 사용하다가

연주 중에 간편하게 소리를 바꿀 수 있도록

역시 두대가 필요하겠다 싶어지고,

니브사의 디아이를 쓰다 보니 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이건 꼭 가지고 다니고 싶고..

작은 욕심들이 모이다 보니 투어에서 빠질 수 없는

나의 크나큰 짐이 되었다.


이거 저거 다 필요한데 무거운 건 싫으니

최소한의 보드에 최대한의 이펙터를 넣어달라는

나의 제멋대로인 주문을 완벽하게 충족해 주신  

A3 stompbox의 양대표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3. 인이어

20대 시절 꽤 오랜 기간을 사용하던

Shure사의 인이어에 이어

공연세션을 함께하는 기타오빠의 추천으로 구입하게 된

Westone사의 Am pro30 (지금은 단종된 듯하다.)


 2018년 경 멤버들이 다 함께

Westone사의 인이어를 구입해 사용하다가

분실, 고장이나 장비 업그레이드등의 이유로

지금은 다들 고가의 커스텀 인이어로 옮겨 갔지만,

나는 아직 별문제 없이 잘 사용 중이다.


단선이나, 여타 고장도 없이 6년 가까이

나의 귀가 되어주는 효자 인이어.

 


4. 피크

최근 정착한 피크

Dunlop 사의 Primetone 1.4

그립감도 톤도 내 맘에 쏙 들어서 잔뜩 쟁여두었다.



5. 아이패드 + Page Turner

최근엔 악보는 전부 아이패드로 보고 있다.


한 달, 길게는 두 달 가까이 되는

긴 일본 전국 투어 때는 노래가 한곡 두곡 추가되다가,

투어 막판즈음되면 셋 리스트가 결국 30곡이상 될 때가 있었다.

예전에는 종이로 그린 악보파일이 점점 사전처럼 두꺼워져 갔지만 이제는 그런 일 따위는 없다.

100곡 가까이 되는 모든 버전의 악보가 전부 아이패드에 들어있기 때문.



연주 중 양손이 다 바빠서 악보 넘겨줄 사람이 없어도 안심하시라. 요즘은 블루투스 페달로 나오는 페이지 터너가 열심히 일해주니까.


**물론 불안도가 높은 인간답게

‘혹시! 아이패드가 고장 날지도 몰라’ 병 때문에

일정이 긴 투어 때는 핸드폰에도 모든 악보를 넣어두고, 종이 악보까지 따로 뽑아가곤 한다.

(나는 자주 “나를 성공시킨 건 팔 할이 불안이요..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곤 한다. 준비만이 살길!)



6. 9V 배터리, 여분의 기타 스트링

내 악기에는 9v 배터리가 들어간다.

거기다 두 개나.

지금 사용하는 악기가 다른 악기들에 비해서

배터리가 빨리 닳아서, 꽤 자주 갈아줘야 하는 탓에

공연 중에 ‘혹시! 배터리가 다 닳아서 소리가 나지 않는 ‘

대형 사고가 나지 않도록 배터리를 늘 강박적으로 챙기는 편이다.


듀라셀을 가장 선호하지만,

최근 구입해서 사용 중인 건 에너자이저.



고등학생 때부터 사용한 나의 최애 스트링.

DR HI-BEAMS.

정말 정말 흔하지 않은 일이지만,

‘혹시 줄이 끊어질지도 모르니’

역시 여분으로 가방에 하나씩 넣어 다닌다.




그 외에도 혹시! 사라질지 모르는

여분의 이펙터 파워 케이블이나

혹시! 공연 중 배터리가 없어서 아이패드가 꺼질지도 모르니 완충된 보조배터리와 충전케이블도 늘 챙겨간다.



불안도가 높은 연주자는 늘 짐이 많다.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법.

늘 더 준비하고 준비해야 마음이 편하다.

몸은 조금 고될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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