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홀 오사카
1.로케이션- 우메다역
최근 몇 년의 오사카 공연은,
우메다역 주변이 항상 전초기지가 된다.
큰 호텔들과 쇼핑몰등 없는 게 없고,
공항과도 멀지 않고 공연장과도 가까운 탓일까.
2박 3일의 짧은 오사카 공연일정.
27일 첫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우메다로 나섰다.
한국으로 돌아가자마자 남미로 떠나야 하니
한 달간의 남미투어에 필요한 물품들도 구입하고,
기력보충용 장어덮밥까지 먹고 호텔로 복귀했다
최근 운동을 시작한 김에 호텔 짐에 가서 운동을 해볼까 생각했지만,
내일 공연 컨디션을 위해선 그냥 자는 게 낫겠다고 판단 후 이른 취침!
2.공연장 - NHK홀 오사카
10년 이상되는 공연 중에 NHK홀은
처음인듯하다. (아마도)
2012년에 음악방송 녹화 때문에 NHK도쿄 방송국에는 가봤던 것 같은데..
클래식공연에 어울릴 것 같은 공연장이랄까.
무대는 조금 작은 편.
공연장은 3층, 대기실은 2층에 자리했다.
대기실은 가로로 긴 입식형태.
(가로로 긴 방을 슬라이드 도어로 반반 나눠
가수 대기실과 밴드 대기실을 배치해 줘서
의상 입으러 오고 가기가 편리했다. )
ー공연장에는 PASS가 필요해
공연장에 들어가려면 보통 패스라는 것을 주는데
AAA라는 이 패스는 Access All Areas
라고 해서 공연장, 대기실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패스다.
게스트가 오거나 스태프들의 경우에는 패스의 등급이 다르다.
단기공연에선 대부분 이렇게 스티커형태로 발급하는 경우가 많고,
장기투어일 경우에는 목걸이형태로 이름을 적어서 주기도 한다.
(나라마다 좀 허술하게 관리되는 곳도 있지만, 정말 엄격하게 관리되는 곳도 있어서 어지간하면 잘 챙겨 다녀야 한다.)
-오늘도 식사는 케이터링
일본풍! 한식들과 (정통한국 요리들보다는 맵지 않고 조금 단맛이 강하다.) 샐러드 등등 단출하지만
훌륭한 식사였다.
김밥과, 잡채, 떡볶이까지 준비해 주셔서
다들 감사히 식사를 하고 공연을 잘 준비할 수 있었다.
3. 공연
-리허설
리허설의 시작 밴드 사운드 체크까지는
아주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이제 새로운 시스템에도 적응되어
퍼스널믹서사용에도 시간을 잡아먹지 않고
모니터 사운드도 훌륭해서 따로 주문할 것도
거의 없었다.
(미리 메이크업을 받느라 사운드체크 직전에
악기세팅을 하러 올라왔는데 ,
최근 우리 공연에 계속 와주는 일본인 악기 테크니션 친구가 악기를 완벽하게 이미 세팅해 주었다!
정말 세심하게 내가 쓰는 세팅 그대로..
그녀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를!!)
밴드사운드체크가 마무리되고
가수가 입장.
일렉기타를 먼저 체크하고,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 체크를 시작하는데, 이런.. 기타 소리가 안 난다.
순식간에 스태프들이 잔뜩 달라붙어서
다행히 바로 문제점을 찾아냈다.
그 후로는 스무스하게 리허설이 진행.
-파이팅
공연직전까지 메이크업과 준비도 전부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 공연은 정시 시작.
공연 10분 전에 무대옆으로 이동해서
파이팅과 기도의 시간.
오늘의 담당자는 기타 멤버인 E.
남자답고 호쾌한 기도로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공연
여러 가지 장비를 가지고 하는 공연이다 보니
리허설이 잘 끝나도 안심할 수는 없다.
공연 때 갑자기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공연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멤버 E의 기타가 한대는 스트링문제로,
급하게 다른 기타를 들었더니 한대는 픽업문제,
또 한대는 또 다른 문제로 공연시작부터 말썽이었다고 한다.
기타를 세대 가지고 왔는데 세대에 다 자잘한 문제가 생기다니..
그래도 옆에 악기테크니션분이 붙어서 문제를 바로바로 해결해 주신 것과,
공연 중간에 생겼던 문제는 가수가 눈치채고
자연스럽게 멘트를 길게 해 주면서 해결시간을 벌어준 덕에 사고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무대 왼쪽의 E가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사이에
무대 오른쪽의 기타 J도 공연 중간 곡이 악기를 바꾸고 튜닝을 하려는데
어쿠스틱기타가 소리가 안 나서 당황.
급히 악기 테크니션분이 새로운 케이블을 들고 뛰어들어오셔서 다행히 곡시작 전에 문제가 해결됐다.
공연은 멈추지 않고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무대 위 와 무대뒤는 늘 전쟁터다.
그래도 관객 분들께는 최대한 티가 나지 않도록, 웃는 얼굴로 연주를 하곤 한다.
10년 가까이 손발을 맞추다 보면
척하면 척 문제상황에 서로가 도울 수 있는 사이가 된다.
음악이 멈추는 사고만 아니면 그래도 괜찮다.
(기나긴 투어 중 기억에 남는 아찔한 사고들도 몇 번 있었는데 그건 언젠가 한번 이야기해보겠다.)
-오늘도..
무사히 공연을 마치고 인사를 하려는데,
팬분들이 갑자기 앙코르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번투어는
절대로!! 앙코르가 없는.
절대로!! 앙코르가 없는 공연인데,
팬 사랑이 지극한, 마음 약한 우리의 가수는
팬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는
위인이 아니다. ㅎㅎㅎ
그래서 오늘 공연 셋 리스트에 있었던 곡들 중
가장 신나는 곡을 추천해 봤지만..
가수는 그 곡을 원하지 않았다.
결국 오늘 공연 중에는 없던 곡으로 앙코르를 하게 되었다..
플레이백(실제로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악기소리 외에 다른 효과음들이나, 코러스, 연주자들 귀에만 들어오는 클릭 등등이 들어있는 파일로 플레이백 테크 V가 무대뒤 콘솔에서 타이밍에 맞춰서 틀어준다.)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관계로 밴드끼리만 연주하는 “포장마차에서”.
첫 시작이 4마디가 플레이백에 들어있는 소리인데.. 하고 잠시 고민하고 있자니.
건반 치는 B가 센스 있게 “내가 4마디 치고 시작할게. “라고 말해준다.
10년이란 시간은 사람을 척 하면 척! 할수 있게 만들어 주곤 한다.
어쨌든 공연은 마지막 엔딩까지 잘 마치고 마지막 인사.
밴드들이 다 함께 서서
오사카 사투리로 인사를 했다.
”めっちゃすきや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