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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Jul 09. 2024

함께 사는 세상

힘들 땐 쉬어야지

 함께 사는 세상이다. 


 어제는 불편했던 동료가 오늘은 말 한마디로 친구가 되고, 내 편이 된다. 그리고 나는 안심을 한다.

 혼자가 익숙하고 편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너무나 중요한 나에게는 어차피 혼자 살 수는 없는 세상이다. 


 누가 뭐라 하든 내가 떳떳하면 당당하게 행동하며 살고 싶은데, 지금의 나는 누가 나를 미워하지는 않을지 잔뜩 긴장하고 조심하는 그런 사람이다. 왜 이다지도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며 살고 있는지!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었고, 오랫동안 교회 생활을 하고, 착한 척하는 데엔 도가 텄는데. 그래도 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늘 부족하고 못마땅하다. 겉이나 속이나 100% 하얗게 만들어서 애쓰지 않아도 착하게 살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아니까 더 속상하다. 괜찮은 사람인 척 사는 것이 때로는 너무 피곤해서 그렇다. 


 잠시 쉬어가야 하나 보다. 내가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너무 높았을까. 늘 겸손해야 하고, 착하게 행동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야 하고, 일은 깔끔하게 잘 해내야 하고, 지혜롭게 결정도 해야 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 나를 보듬어주자.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래도 그러고자 노력하고 애쓰는 나를 안아주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나를 나는 알고 있으니까. 좀 모자라도 봐주고 용서해 주자. 


 지난주 수업시간에 "선생님, 뉴진스 영상 보셨어요? 진짜 예뻐요!" 하는 아이에게 뉴진스가 얼마나 예쁜지 말해주려고 아침부터 뉴진스 영상을 틀어보는 나 자신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싶은 거다. 


 내가 애쓰고 있구나. 그런데 순수한 동기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미움받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런 나라도 꼭 안아주자. 힘든가 보다. 힘들 땐 좀 쉬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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