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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 grrgak Jan 26. 2024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지독한 000 중독입니다…(1)

#007





지독했던, 00 000 = 공연 회전문.

editor. moss


“회전문”이란 ?
해당 작품을 끊임없이 반복감상하는 것, 혹은 그 반복 감상하는 작품을 가리키는 은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뮤지컬 덕후인 뮤덕들.

회전문 감상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파고드는 것에 즐거움을 느껴 흔히 “덕질”이라는 행위를 하다보면, 한 번 본 것을 여러 번 다시 돌려보는 n차 감상을 하게 되는데요, 이 대상이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에 초점이 맞춰지면 우리는 그걸 흔히 ‘회전문을 돈다’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돌고도는 회전문에 갇혀버렸단 뜻이죠.

사실 저는, ‘내가 꽂힌, 그리고 꽂혔던 것’에 대해 말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제가 그런 성격이 아니거든요. 넓고 얕은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라, 좋아하는 것은 방대하지만 다시 보는 것에 대한 이미 아는 것이라는 지루함이 커서 좋아한다 해도 다시 보는 경우는 드물어요. 해리포터 덕후들의 영화 돌려보기,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단행본을 수집하기, 같은 녹차 음료수를 매일 사먹기 등은 저한테 절대 없는 일이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던 와중, 제게 가벼운. 그렇지만 팀원 모두가 “그게 꽂힌거야 이 사람아”라고 일침을 놓은 게 하나 있더라고요. 바로 공연입니다.


그럼 우리는 왜.
회전문이라는 단어를 공연 관람자인 연뮤덕 (연극 뮤지컬 덕후)의 용어로 사용하는 걸까요. 왜 영화나 책 등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단어일까! 하면
저는 그게 공연의 특성에서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수많은 노력을 들여 만들어진 영화나 책은 감상할 때마다 감상이 달라질 순 있지만, 그 자체는 변하지 않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변하지 않는 매개체가 우리의 그 때 그때의 느낀점만이 달라지는 거죠.

이와 다르게 공연은 !!!!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습니다 …. 기본적인 짜임은 있지만 그날그날의 배우들의 감성과 연기 등의 모두 다르기에 약 3달간 진행되는 하나의 이름을 가진 공연은 약 100회 이상의 모두 다른 회차로 남는 것이랍니다 …. (웅장)
그날의 온도 …습도…내 기분이 모두 다른…
한 번 지나간 회차는 돌아오지 않는다 + 3달의 공연이 끝나면 언제다시 돌아올지 모르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많이 봐둬야 한다(영화나 책처럼 보고 싶을 때 무제한 볼 수 없으니) +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배우.에게 빠지면 공연에 대한 사랑과 배우에 대한 사랑이 합쳐져 회전문이라는 결과를 낳습니다. …

저도 이 두 사랑의 결합으로 매 주말 대학로를 오가며 같은 공연을 16번까지 본 과거가 있는데요,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기에, 낭만적이죠?
단 언제나 불타는 사랑은 통장이 증명하곤 한답니다!





지독했던, 0000 = 치킨버거.

editor. 깐풍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먹는 상상은 항상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반대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괴롭다. 그러나 그것보다 괴로운 것은 어떤 음식을 막 좋아하게 되었을 때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그 괴로움을 가장 뼈저리게 느낀 음식은 치킨 버거였다.

제대로 된 치킨 버거를 먹은 것은 1년 전 고속터미널에 있던 ‘자니스 라켓’이라는 햄버거 가게였다. 고속터미널 근처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들리던 가게이다. 평소엔 일반적인 햄버거만 시켰으나 어느 날 다른 걸 먹어보겠다고 시킨 것이 치킨버거였다. 버거를 받아들고 갓 튀겨낸 뜨거운 치킨 패티를 베어물었을 때의 감격이란! 그 맛은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것이 그 가게에서 먹은 마지막 버거라는 점이다. 가게가 문을 닫고 만 것이다. 그 이후로는 어떤 햄버거를 먹어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누군가 우리나라 치킨이나 맘스터치를 대신 먹으면 안 되냐 물을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충족이 된다. 다만 기름과 육즙을 머금은 서양 특유의 튀김옷에 입천장 데일 정도의 뜨거운 치킨 패티를 그리워하던 나에겐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머치 일부로 가려운 곳 옆을 긁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고통 속에서 살다가 파파이스가 눈에 띄었다. 나는 외국에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파파이스가 궁금하기도 했고 제대로 된 치킨 버거에 미쳐있었기에 고민없이 들어가 치킨 버거를 시켰다.

비스킷 같은 살짝 뻑뻑하지만 부드러운 빵을 지나

두껍고 바삭한 치킨 패티를 베어물면 뜨거운 육즙이 터진다.

닭고기 육즙과 마요네즈 베이스 소스가 조화를 이루고 너무 느끼해질 즈음
숨어있던 피클이 선 넘는 느끼함을 막아준다.

그리고 마지막 느끼함을 잡아주는 콜라 한 모금.

그날 나는 살아있음을 느꼈다.


옛 맛집의 추억까지 만족시켜주진 못했지만 파파이스가 프랜차이즈임을 감안하면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난 3개월만에 6kg이 찌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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