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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Oct 05. 2024

붉은 땅의 기운을 머금은 다이아몬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2007)

영화 줄거리

솔로몬 반디는 ‘시에라리온’이라는 서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는 어부였습니다. 시에라리온은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면서 내전이 발생하고, 다이아몬드는 반군의 무기 구매를 위해 밀수출되는 등 나라가 혼란스러워진 상태였습니다. 솔로몬이 가족들과 함께 살던 마을에도 반군이 들이닥칩니다. 가족들은 무사히 도망가지만, 솔로몬은 반군에게 붙잡혀 다이아몬드 광산에 끌려가 일을 하게 됩니다.

솔로몬은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일을 하며, 굉장한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게 됩니다. 솔로몬은 다이아몬드를 숨기려 하지만, 반군 대장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하지만 마침 들이닥친 정부군의 기습으로 혼란한 틈을 타 다이아몬드를 숨기는 데에 성공하지만, 정부군의 포로가 되어 감옥에 수감됩니다.

솔로몬과 같은 감옥에 수감된 반군대장은 솔로몬에게 다이아몬드 도둑이라며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내뱉습니다. 솔로몬은 반군 대장에게 자신의 가족을 빼앗아간 악마라며 절규합니다. 이 언쟁을 다른 수감자인 ‘대니 아처’가 유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다이아몬드 밀수출업자인 ‘대니 아처’는 밀수출이 발각되어 다이아몬드를 몰수당하고 경제적인 손실이 큰 상태였죠.

군 고위층에 연줄이 있던 대니는 석방됨과 동시에, 솔로몬을 석방시키려 합니다. 솔로몬이 숨겨둔 다이아몬드를 차지할 생각이었죠. 솔로몬은 얼마 안 되어 석방되고, 대니는 가족을 찾아주겠다며 솔로몬을 설득합니다. 대니는 솔로몬과 함께 다이아몬드 밀수와 관련된 기사를 적던 기자인 ‘메디 보웬’을찾아갑니다.

메디는 다이아몬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다이아몬드 수요를 떨어뜨려 내전을 중지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죠. 대니는 밀수와 관련된 정보를 주며 솔로몬의 가족을 찾아달란 이야기를 합니다.

메디를 통해 솔로몬은 가족을 만나게 되지만, 자신의 아들은 반군에 납치된 상태였죠. 대니는 솔로몬의 상황보다 다이아몬드가 먼저였습니다. 다이아몬드는 분쟁지역에 묻혀있었고 메디에게 부탁해 기자로 위장하여 함께 들어가려 하지만 메디는 거절합니다. 메디는 다이아몬드 밀거래 증거를 원했고, 대니는 어쩔 수 없이 다이아몬드 유통과정과 구매자들의 정보까지 넘겨주며 기자들과 함께 분쟁지역으로 향하게 됩니다.

대니와 솔로몬은 다이아몬드를 숨겨둔 광산에 도착하지만, 광산은 반군들이 점령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대니는 군에 연락해 광산에 대한 공중폭격을 요청하고, 혼란한 틈을 타 다이아몬드를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하는데요, 솔로몬이 반군들 사이에서 아들을 발견하고 반군들 사이로 들어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대니는 솔로몬을 구하기 위해 포격이 가해지는 반군들 한가운데로 뛰어듭니다. 포격이 끝나고, 솔로몬과 그의 아들은 무사했지만, 군 고위층이 다이아몬드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고 솔로몬을 협박해 다이아몬드를 빼앗으려 합니다.

다이아몬드를 뺏길 위기에 처한 대니는 기지를 발휘해 솔로몬, 솔로몬의 아들과 함께 다이아몬드를 찾고 탈출하지만, 그 과정에서 총을 맞고 말죠…

대니는 솔로몬에게 다이아몬드를 주고, 메디에게 전화를 걸어 솔로몬을 도와주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둡니다. 솔로몬은 메디의 도움을 받아 다이아몬드를 대니의 방식대로 유통시키고, 메디는 그 과정을 취재하여 세상에 알리게 됩니다. 다이아몬드의 밀거래로 인한 제3세계의 피해가 대두되고, 솔로몬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겪은 현실을 전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후기

영화의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창작된 단어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있는 표현이다. 아프리카를 포함해, 전쟁 중인 지역에서 생산되어 거래되는 다이아몬드를 블러드 다이아몬드라고 부른다. 보통 독재자, 군벌들이 이런 다이아몬드들로 무기를 구입하는 비용을 충당했기에 그렇게 불린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이런 다이아몬드 밀거래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영상이 나온다. 밀거래를 막기 위한 ’ 킴벌리 프로세스‘ 조약에 많은 국가들이 동의했지만, 효과가 미미하기에 소비자들의 참여를 촉구한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소년병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다이아몬드 밀거래 문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영화도 픽션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봤다. 이런 영화들은 조금은 가벼운 방식으로 무거운 사회적 문제들을 알린다. 영상매체의 순기능이 아닐까 한다.

이런 비극적인 사실을 품은 다이아몬드조차 아름다울 수 있을까? 현실은 영화가 전한 것보다 더 심각할 것이 분명하다. 일상을 빼앗기며, 절규하는 사람들이 흘린 피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가 다른 다이아몬드와 함께 진열장에 놓이고, 유통되는 현실이 믿기 힘들기만 하다. 이런 현실을 인지하고 다이아몬드 구매를 멈추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욕망을 뛰어넘는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현실을 환기하는 좋은 의도가 있다고 해도, 사람들은 재미가 없으면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영화 자체도 굉장히 재미있었고, 그래서 그 의미가 더 빛난다. 영화의 스토리도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배우들의 열연에 주목하면서 봤던 것 같다. 클리셰일 수 있는 부분에서의 열연은 오히려 영화에 더 몰입하게 했다. 정의감에 불타는 ‘제니퍼 코넬리’의 연기도 비열한 밀수꾼의 모습을 보여주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대단했지만, 감옥에서 포효하는 ‘디몬 하운수’의 연기는 영화를 다 본 뒤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도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영화의 대니, 메디, 솔로몬은 추구하는 가치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캐릭터들이다. 대니는 ‘돈’, 메디는 ‘정의’, 솔로몬은 ‘가족’ 세 캐릭터가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까지 좇은 가치들이다. 이들 이야기의 끝에, 그들이 추구한 가치의 결말도 영화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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