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주가 좋은 우리 엄마를 꼬셔보자
- 엄마, 이거 이렇게 만들어주면 내가 팔아보자.
우리 엄마는 손재주가 좋다. 보자기를 만들어서 전시회도 했고, 이십 년도 넘게 퀼트를 해서 집안 곳곳 퀼트 제품들이 자리 잡고 있다. 십자수 액자 세 개가 나란히 걸려있는 거실, 산타클로스 인형이 걸려있던 우리 방문. 그렇게 집안 곳곳에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몇 년 전부터는 수세미를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결혼하고 나서 엄마가 선물해준 수세미를 쓰면서 왜 엄마가 선물해주면 다들 좋아했는지 알겠더라. 그리고 주위에서 귀여운 수세미를 보면 엄마에게 한 번 만들어보라고 했다. 파는 건 내가 하겠다고.
아빠의 퇴직 이후 엄마는 극도로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생각했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30년이 넘게 아빠 월급을 받아 생활했던 전업주부로써 고정 수입이 없다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그런 엄마에게 또 한 반 밀어붙여본다.
엄마는 만들기만 해.
파는 건 내가 할게.
하지만 사실 엄마가 손으로 일일이 만들며 고생하는 건 생각하기도 싫다. 오죽하면 왜 고생해서 만든 수세미를 남에게 선물하기만 하냐고 윽박지른 적도 있을 정도. 그래도 엄마가 본인이 만든 제품으로 수입을 얻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다. 이런 이중적인 마음이지만 엄마가 원한다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