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시작한 일조차 마음의 잔고가 바닥나면 나를 할퀴기 시작한다.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지는 않은지, 때때로 멈춰 서서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거친 풍랑 속에서도 내가 중심을 잡고 항해하고 있느냐는 사실이니까.
아무리 값비싼 명품 코트라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거추장스러운 짐이 될 뿐이다. 일도 그렇다. 세상이 말하는 좋은 일보다 중요한 건, 그 일이 나의 가치관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가 하는 '결'의 문제다. 나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일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기 마련이다.
이제는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용기다.
업무의 양이 산더미처럼 쌓여도 마음이 건강하다면 그것을 성취라 부르며 버텨낸다. 하지만 마음의 문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아주 사소한 부탁조차 나를 무너뜨리는 거대한 해일이 된다.
힘들 땐 힘들다고, 좋을 땐 좋다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보이는 것. 포장된 미소 뒤로 숨지 않고 투박하게나마 진심을 말할 수 있을 때, 마음의 근육은 단단해진다.
한 주를 보내며 나지막이 물어본다.
"그래서, 오늘도 나답게 살았니?"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비록 성과가 적었을지라도 충분히 근사한 한 주였을 것이다. 타인의 속도가 아닌 나의 보폭으로 걸어온 증거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묵묵히, 누군가는 치열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을 우리를 생각한다.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느라 진짜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삶에서 이뤄낼 수 있는 우아하고 멋진 성취가 아닐까.
지금 하는 일이 당장 찬란한 미소를 가져다주지는 않더라도, 그 시간이 켜켜이 쌓여 삶을 더 단단한 지층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오늘 내가 마주한 모든 순간이, 아주 조금이라도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었기를."
이 간절한 바람 하나만큼은 우리, 끝까지 놓지 않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