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바나나와 원숭이 개구리
톡톡틱톡! 시계가 다섯 번 울리자 아이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라라는 빗자루를 잡고 청소를 하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하나둘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어요.
아이들이 자리에 앉자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어요. 라라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출석체크를 했어요.
“윤이, 하리, 단이, 진… 모두 다 모였구나.”
라라는 아이들과 손을 잡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어요.
“아브라카다브라!”
눈을 감자, 주변이 마법처럼 푸르른 숲속으로 변했어요.
그때였어요. 하늘에서 무당벌레 한 마리가 날아왔어요.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무당벌레는 지친 듯 바닥에 쓰러졌어요.
“무슨 일이에요?”
라라가 다가가 물었어요.
“꽃들이 사라져서 먹을 게 없어졌어요…”
“왜요?”
아이들이 무당벌레 근처로 모였어요.
“나쁜 진드기들이 꽃들을 병들게 했거든요. 꽃이 없으니 진딧물과 벌레들을 먹을 수 없어요.”
“그럼 어떻게 해요?” 아이들이 물었어요.
“나쁜 진드기는 황금 바나나 스프레이를 뿌리면 사라지는데…”
모두 라라를 쳐다봤어요.
무당벌레가 말했어요.
“황금 바나나가 뭐예요? 어디에 있어요?”
라라가 대답했어요.
“황금 바나나는 원숭이 개구리가 사는 연못 근처에 있어요.
그 개구리는 원숭이처럼 바나나를 좋아해요. 그런데 욕심이 많아서 바나나를 나눠주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무당벌레는 눈물을 글썽였어요.
“우리가 가서 부탁해 봐요!”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좋아요! 그런데 연못에 가려면 숲을 지나야 해요.”
무당벌레가 날개를 퍼덕이며 말했어요.
“내 등에 타면 되지요!”
라라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 그런데요. 황금 연못엔 무서운 동물들도 있어요.
자기 영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혼자 다니거나, 함부로 물건을 만지면 안 돼요. 알겠지요?”
라라가 두 눈을 크게 뜬 채 검지손가락을 좌우로 흔들었어요.
“네!”
아이들이 해맑게 웃었어요.
무당벌레는 신이 나서 날개를 퍼덕이며 아이들이 자신의 등에 탈 수 있도록 몸을 낮췄어요.
라라가 먼저 등에 올라타고, 빗자루를 내려 아이들도 차례차례 태웠어요.
무당벌레가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숲 너머로 날아갔어요.
짙은 녹색의 푸르른 산을 지나자 아이들 눈앞에 영롱한 금빛이 반짝이는 황금색 바나나가 보였어요.
“저기예요, 저게 바로 황금 연못이에요!”
라라가 손가락으로 가리켰어요.
“어디, 어디?” 윤이가 먼저 소리쳤고, 하리가 고개를 들어 올렸어요.
“와, 예쁘다!” 단이도 뒤늦게 감탄했지요.
무당벌레가 맨 앞에서 먼저 내려앉았고, 다른 아이들도 하나둘씩 조심스럽게 연못 가장자리에 내렸어요.
그런데 그 순간, 뒤쪽에서 “우와, 이게 뭐지?” 하고 진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진은 호기심에 두 눈을 반짝이며 커다란 꽃망울을 향해 손을 뻗었어요.
순간, 보드라운 꽃잎이 활짝 벌어지더니 안에서 살벌한 이빨이 드러났고,
라라가 황급히 진의 팔을 낚아챘어요.
“진! 우리 아무거나 만지지 않기로 했잖아! 저건 식충식물이야!
조심하지 않으면 너를 한입에 먹을 수도 있어!”
라라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진은 얼굴이 하얗게 변해서 발을 헛디뎠고, 그만 넘어졌어요.
“아야, 발을 다쳤어요!” 하고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어요.
라라는 진을 부축하며 안전한 곳으로 옮겼고, 아이들은 그 뒤로 더 조심히 걷기 시작했어요.
“원숭이 개구리 몰래 연못을 건너려면 조용히 가야 하는데.. 무당벌레씨는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줄로 사다리를 만들어 건너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은 서로 손을 잡고 다리를 조용히 조심조심 건넜어요.
그리고 마침내 황금 바나나 옆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황금 바나나를 어떻게 가져가지?” 하리가 말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라라는 가방에서 낚싯대를 꺼내려고 가방을 뒤지고 있었어요.
그때, “선생님! 진이 나무 위에 있어요!”
윤이가 큰 소리로 외쳤어요.
라라는 들고 있던 낚싯대를 떨어뜨리며 윤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갔어요.
나무 위에 올라간 진은 의기양양하게 바나나를 한입 베어 물었어요.
그리고 나머지 바나나도 따서 친구들에게 하나씩 던져 주었어요.
“얘들아, 먹어! 맛있어!”
“우와, 맛있겠다.” 하리와 단이가 바나나를 먹기 시작했어요.
윤이는 바나나를 들고 라라의 얼굴을 쳐다보았어요.
“선생님, 먹어도 되는 거예요?”
라라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어요.
그런데 그 순간, 나무가 부르르 흔들리며 커다란 소리가 쿵쾅쿵쾅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검은 그림자가 라라의 뒤로 드리워졌어요.
“누가 내 바나나를 먹은 거지?”
거대한 원숭이 개구리가 나무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어요.
아이들은 깜짝 놀라 라라의 앞으로 모여들었어요.
“그건… 우리가 병든 꽃들을 구하려고…”
라라가 말했지만, 원숭이 개구리는 화가 나 씩씩거리며 다가왔어요.
“그건 내 저녁식사라고! 나는 이제 무엇을 먹지?”
하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저녁에는 고기를 먹으면 되지 않아요?”
원숭이 개구리는 큰 소리로 웃었어요.
“고기? 너를 먹으란 말인가?”
단이가 라라의 손을 꼭 잡으며 중얼거렸어요.
“나가서 사 먹으면 되잖아요. 왜 우리를 먹어요?”
원숭이 개구리는 큰 소리로 외쳤어요.
“여긴 황금 연못! 한 번 들어온 이상 나갈 수 없어!
너희도 마찬가지라고! 이제 내 저녁식사는 너희들이야!”
원숭이 개구리는 거대한 발을 구르며 아이들을 향해 달려들었어요!
라라가 마법의 빗자루를 앞으로 펼치며 원숭이 개구리를 막았어요.
“잠깐! 내 말 좀 들어봐요!”
원숭이 개구리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섰어요.
“황금 바나나 하나만 빌려주면 우리가 나쁜 진드기를 아주 많이 잡아올게요! 저녁 식사로 괜찮지 않아요?”
원숭이 개구리는 껄껄 웃으며 말했어요.
“진드기로 저녁을? 내 황금 바나나를 내어주고? 진드기가 얼마나 된다고! 그건 맛이 있어도 간에 기별도 안 간다고!”
라라가 두 손을 번쩍 들며 말했어요.
“정말 정말 많이 가져올 수 있어요! 저희가 먹은 바나나의 두 배, 세 배만큼 잡아올게요!”
원숭이 개구리는 귀가 솔깃했어요. 별미인 진드기를 바나나만큼 먹을 수 있다니, 황금 바나나 하나 정도는 내어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황금 바나나 하나면 진드기를 바나나의 세 배로 잡아올 수 있다고?”
라라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큰 소리로 대답했어요.
“맞아요! 가능한 한 많이 잡아올게요!”
원숭이 개구리는 바나나 하나를 내어주었어요.
그리고 진이를 길다란 혓바닥으로 낚아채 황금 바나나 나무 위에 올려두었어요.
“좋아. 그렇지만 저녁시간에 맞춰 와야 해! 어두워지기 전까지 오지 않으면, 저녁 식사는 이 녀석으로 하도록 하지!”
진이는 나무 위에서 울먹이기 시작했어요.
“정말 나를 잡아먹는 건 아니겠죠?”
라라는 빗자루를 타고 황금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진, 걱정하지 마! 우리가 나쁜 진드기를 모두 잡아올 거야~!”
라라는 진의 손에 작은 타이머 하나를 쥐여주었어요.
“여기 있는 빨간색이 사라지기 전까지 돌아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진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라라는 황금 바나나를 받아 알코올과 섞어 네 개의 스프레이 통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무당벌레 씨를 큰 소리로 불렀어요.
“무당벌레 씨!”
무당벌레 씨는 연못 건너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라라의 소리를 듣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연못을 건너왔어요.
라라는 무당벌레 씨에게 친구 세 명을 불러줄 수 있는지 부탁했어요.
무당벌레 씨는 요란스러운 날갯짓을 하더니 날아가 친구들을 데려왔어요.
“자, 이제 출발하자고요!”
라라와 아이들은 무당벌레 씨의 뒤에 한 명씩 타고, 스프레이를 몸에 감았어요.
다시 숲을 지나고 푸른 강을 건너자, 나쁜 진드기로 뒤덮인 꽃밭이 나타났어요.
라라가 먼저 무당벌레 씨 뒤에서 스프레이를 뿌리자 진드기들이 후두둑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그리고 아이들도 하늘 위에서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했어요.
어느새 꽃밭은 바닥에 떨어진 진드기들로 가득했어요.
라라는 가방에서 진드기를 담아갈 큰 통을 꺼냈어요.
빗자루를 길게 늘려 바닥에 있는 진드기들을 통에 담기 시작했어요.
어느새 하늘의 색이 붉게 물들고 있었어요.
진은 황금 바나나 나무 위에서 점점 초조해졌어요.
타이머의 붉은색이 어느새 반이나 줄었고, 라라와 친구들이 시간 안에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어요.
진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어요.
‘바나나 나무에 올라가지 말고 기다릴걸…’
황금 바나나 아래에서는 원숭이 개구리가 눈을 감고 코를 골고 있었어요.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어요.
라라는 네 개의 통을 꽉 채운 뒤, 아이들과 함께 무당벌레 씨 등에 올라탔어요.
모두 진드기로 가득 찬 통을 들고 황금 연못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하늘은 어느새 보랏빛으로 물들고 있었어요.
“무당벌레 씨! 조금만 더 힘을 내주세요!”
무당벌레 씨는 있는 힘껏 날개짓을 했어요.
그리고 황금 연못과 바나나, 진이 있는 곳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타이머를 꼭 쥐고 눈물을 흘리던 진은 라라와 친구들을 보게 되었어요!
라라는 무당벌레 씨로부터 내려와, 네 개의 진드기로 꽉 찬 통을 원숭이 개구리에게 보여주었어요.
“여기, 네 통을 꽉 채워왔어요! 바나나의 네 배라고요!”
원숭이 개구리는 맛있는 진드기로 가득 찬 통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나무를 몸으로 퉁 쳐서 진을 떨어뜨린 뒤, 혀로 잡아 라라 앞으로 보내주었어요.
“진드기를 어서 줘! 이 맛없는 녀석은 데려가고!”
진은 나무에서 내려오자마자 라라에게 달려갔어요.
“선생님! 못 오는 줄 알았어요!”
라라가 진을 꼭 안아주었어요.
“선생님이 약속했잖아! 꼭 데리러 올 거라고~!”
무당벌레 씨도 꽉 찬 진드기 통을 보고,
내일이면 꽃들이 다시 활력을 되찾을 거라는 기대에 즐거워졌어요.
“이제 가도 될까요?”
무당벌레 씨가 날개를 퍼덕였어요.
라라와 아이들은 다시 무사히 마법의 숲을 지나 돌아왔어요.
그리고 다시 주문을 외웠어요.
“아브라카다브라!”
순간, 다시 원래 있던 아파트로 돌아왔어요!
아이들 앞에는 무당벌레 씨와 원숭이 개구리, 황금 바나나가 그려진 그림이 놓여 있었어요.
띵동 띵동!
벨소리가 울렸어요. 이제 집에 갈 시간이에요.
“엄마!”
진이 엄마에게 먼저 달려나갔어요.
엄마는 진을 안아주며 물었어요.
“오늘 재미있었니? 그런데 왜 이렇게 땀이 났어?”
진은 엄마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어요.
“엄마, 오늘 황금 바나나를 가지러 갔는데요…”
윤이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아파트의 문이 닫혔어요.
라라는 빗자루를 들어 청소를 하며 오늘의 일을 되새겨 보았어요.
그때, 고양이 티티가 라라의 발에 얼굴을 문질렀어요.
“티티! 오늘은 정말 큰일 날 뻔했어! 그래도 무당벌레 씨를 도와줄 수 있어서 다행이지?”
라라의 아파트에도 붉은 노을이 드리워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