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의 나에게
스티브 잡스의 연설을 봤었다.
과거의 경험들이 미래로 연결된다, 사랑하는 일을 하라,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내용이었다.
멋진 연설이라 생각해서 몇 번을 봤는데 오늘 샤워를 하다가 문득 그 말들을 살아내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더 해빙이라는 책의 내용 중 영화 매트릭스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이 있었다. 나는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잘 집중하지 못해서 영화도 좋아하지 않고 매트릭스를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그동안 한 번도 그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그날 그 책을 통해 호기심이 생겨서 매트릭스를 보게 되었다. 눈물도 여러 번 흘렸고 주인공들의 대사와 행동에 많은 감동을 받았고 깨우침도 얻었다.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하는 대사 중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에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스티브 잡스의 말과 연결 지어졌다.
사랑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
현재의 경험들이 무슨 의미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언젠가 올 미래가 현재가 되면 알게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끝으로 우리 모두가 죽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
나는 멋진 연설이라고 좋아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
20프로의 사람들만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던데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은 운이 좋았던 거 아닐까
죽음을 기억하라고? 죽음을 자꾸 생각하다가 죽는 거 아냐? 부정적인 것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는 내가 죽은 꿈을 꾸게 되었고
죽으면 내 육신이 없구나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끝이구나 그때 그 고민들 다 덧없는 쓰레기조각 같은 것들이었구나 싶었다. 후회해도 그때는 진짜 늦은 거다. 아무것도 못한다. 이런 생각들을 하자 머릿속에 비상벨이 울렸고 이렇게 살면 안 된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찾은 내가 사랑하는 일이 그림 그리기도 춤추기도 노래 부르기도 아니고 글쓰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언젠가는 죽기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고 마치 책 잠든 네 안의 거인을 깨워라 속의 나이아가라증후군의 내용처럼 강물의 방향을 바꾸는 일을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미뤄왔다.
하지만 이제는 기다리던 그날, 모든 것이 준비된 그날은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바로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변화하기 위해
웨인 다이어의 책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의 내용을 본 후 나는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달리자라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