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인간은 하루에 약 2만 번 숨을 쉰다고 한다. (그렇기에 무심코 지나친다)
잠에 들어도 몸은 무의식적으로 숨을 붙이며 나를 살려준다.
숨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함께하는 호흡은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지만, 심리 상태는 이 호흡의 깊이와 리듬에 따라 미묘하게 변한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호흡의 중심 역할을 하는 횡격막 - 근육과 인대로 이루어진 호흡의 주된 중심축 - 이 굳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가슴 위쪽에서만, 짧고 얕은 숨을 쉬게 된다.
변질된 얕은 호흡은 체내 산소 공급을 줄이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흐트러뜨린다. 불안과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결국, 몸은 이 상태를 '비상상태'로 인식하고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혹시 모를 위협에 단단히 대비하는 불안정한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러한 얕은 호흡이 지속되면 불안감이 몸과 마음에 각인되어, 나도 모르게 심리적 피로와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호흡이 원인이자 결과가 되어, 증폭되는 불안 속으로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호흡은 자율신경계 중에서도 유일하게 조절할 수 있는 요소라고 한다.
망가진 자율신경계를 되찾기 위해 복식호흡을 연습해 보았다. 장기가 눌리는 느낌은 횡격막의 움직임이 낯설어서 그런 것일까.
불편했다.
의식적으로 숨을 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숨쉬기 운동'이라는 단어를 무시할 게 아니었다.
언젠가 평온한 호흡 기반 속에서 자유롭게 흐를 수 있길.
심호흡의 깊이가 불완전한 숨을 누그러뜨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