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괴짜인생버스를 타고

로컬을 만나다

by 정우다움

인디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If it's meant to be, it will be.

일어날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일어난다는 뜻이다.


청년괴짜인생버스란?

청년들이 버스를 타고 여러 지역(지역 소도시, 로컬 커뮤니티)을 탐방하며

삶과 진로를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영감을 얻는, 여정형 진로 탐색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은 나에게 꽤나 특별하게 다가왔다.

왜 특별했을까?

기존의 정형화된 진로 탐색이나 강연 중심 프로그램과 달리,

여행 + 체험 + 멘토링 + 로컬 탐방이 결합된 방식이라

실질적 경험을 통해 청년들의 마음에 새로운 도전과 꿈을 선사해주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작게나마 이곳에서 풀어보려 한다.

나는 7월의 무더운 어느 날, 청년괴짜인생버스에 올라탔다.


첫날은 서울 공덕역 근처에 위치한 서울창업허브 센터에서

꽤나 빡빡한 강연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 프로그램은 특이하게도 4박 5일이라는 기간 동안

로컬 탐방과 여러 강연을 듣게 되는데, 놀랍게도 무료였다.

물론 꽤나 깐깐하고 괴짜스러운 면접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말이다.


어떤 한 청년은 면접 당시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본인은 사랑을 받는 존재인가요? 아니면 주는 존재인가요?”


그 청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저희가 사랑의 본질 그 자체인데, 무슨 사랑을 받고 주고 하겠습니까?”


괴짜스러운 질문에는 괴짜스러운 답변이 이어졌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듯한 면접이었다고 한다.

사실 아직까지도 우리가 왜 뽑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삶이란 결국 유유상종이고,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마법과 같은 것.

우연을 가장한 짙고 깊은 필연이라고.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로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전국 곳곳에서는 지역 소멸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었다.

각 지역마다 내려오는 지원금으로 청년 프로그램과 지역 행사가 개최되고,

지역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쓰이고 있었다.

서울에서 들었던 강연들은

창업을 준비하거나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알맞은 내용이었다.

물론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은 힘들었지만,

내용만큼은 정말 알찼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 중에는

나처럼 로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온 경우도 많았다.

반대로 창업이나 로컬살이를 진지하게 희망하며 온 청년도 있었다.


‘로컬이 뭐길래, 왜 요즘 사회에서 이렇게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걸까?’

나는 점점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 여성 청년의 이야기를 전해보자.

경기도 시흥에 사는 A씨는 2년 전 서울 취업에 성공했지만,

출퇴근길의 꽉 찬 열차와 인파로 인한 피로도를 계산해본 끝에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은 할 일이 못 된다고 느꼈다.

그러다 우연한 광고를 통해 로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로컬을 공부하고 알아가며 로컬살이를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2023년 한 해만 봐도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출한 인구가

123만 8천 명에 달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물론 다시 유입된 인구도 많았지만,

그중 상당수가 10·20대 젊은 층이었다.

어떤 기사에서는 이를 두고

“서울의 젊은 블랙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내가 예상하기로 이런 인구 변화와

지역의 균형 발전은 앞으로 더 크게 일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에 발맞춰 걸어가야 할까?

강연 중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이제는 모두가 창업을 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지 오래고, 기대 수명은 늘어만 가는 시대.

그러므로 이제는 더 본질에 가까운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떤 책에서도 “미래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다”라고 했다.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멀리 보지 않고 가까이만 봐도

이미 그런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 한 예가 바로 유튜브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알리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고, 광고와 협찬을 받는다.

그러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얼마나 잘 알리고 설명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바로 로컬 창업이었다. 지역의 발전과 협력을 통해 수입도 되고 우리가 꿈꾸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생각만 해도 너무 재밌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4박 5일 여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떠오른 생각이라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말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로컬이라는 트렌드가 우리들의 움직임을

알게 모르게, 그리고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시간부터는 여러 지역을 돌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창업가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한다.